"통화긴축 속도 조절 기대"..원·달러 환율 7거래일 만에 1410원대 마감
7거래일 만에 1420원선 아래로..'숨고르기'
달러인덱스 110.067..최고점 찍은 뒤 줄곧↓
단 '고물가 지속'에 국채금리는 일괄 상승 마감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6원 넘게 떨어지며 7거래일 만에 1410원대에서 마감했다. 간밤 발표된 미국 구인건수 지표와 호주 기준금리 결정 등을 통해, 각국의 통화긴축 속도가 조절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면서다. 단 최근 며칠간 진정세를 보였던 국고채 시장은 금리가 일괄 상승 마감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26.5원)보다 16.4원 내린 1410.1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출발부터 9.5원 내린 1417.0원으로 시작했는데, 장중 낙폭을 더욱 키운 모습이었다. 환율이 1420원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23일(1409.3원)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이날 원화가 강세를 띤 것은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속도가 조절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는 약화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1.42% 하락한 110.067에 거래됐다. 지난달 27일 114.047을 기록하며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달러 가치는 이후 계속해서 떨어지는 모습이다.
간밤 발표된 미국의 구인건수 감소가 이런 기대감을 자극했다. 미국 노동부는 8월 구인건수가 1005만3000건으로 전월(1117만건)보다 111만7000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2020년 4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또 시장 예상치(1077만5000건)를 크게 밑도는 수치이기도 하다. 구인건수 감소는 임금 상승 압력을 줄여 인플레이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긴축 속도를 조절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할 것이란 심리로 작용했다.
호주중앙은행(RBA)의 기준금리 결정 역시 한몫했다. RBA는 같은 날 통화 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2.35%에서 연 2.60%로 0.25%포인트(p) 올렸는데, 0.5%p 인상을 내다본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것이다.
유로화·위안화를 비롯한 달러 이외의 통화는 강세를 보였다.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 역시 대규모 감세안 철회 여파가 이어지며 강세를 보였다.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1.03% 오른 1.1454달러를 나타냈다. 감세안 발표 직후 파운드화 가치가 역대 가장 낮은 1.0384달러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된다.
다만 미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은 여전히 표출되는 모습이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CNN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낮추는 일이 끝날 때까지 금리를 더 인상하고 제약적인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필요한 수단과 지식을 연준은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는 연준 콘퍼런스에서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물가 안정성 회복에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달러 기조가 누그러진 영향은 이날 채권시장에서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날 우리나라 국고채(국채) 금리는 모든 만기에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7.6bp(1bp=0.01%p) 오른 연 4.157%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9.6bp 뛴 연 4.102%로, 5년물은 8.3bp 오른 연 4.132%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3년물 기준 국채 금리는 지난달 29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진정세를 보이는 듯싶었으나,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물가 지표를 통해 지난달에도 높은 수준의 오름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승 전환했다.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2020=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다. 상승률이 두달째 둔화하긴 했으나, 5%대의 고물가는 여전한 흐름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산 유전자 치료제, 왜 임상시험은 외국行일까
- [B스토리] 소송까지 간 보일러 앙숙 ‘귀뚜라미 vs 나비엔’ 곤충 브랜딩 까닭은
- 보릿고개 넘는 게임업계… 목소리 커진 노조 리스크에 ‘긴장’
- 수소車 부담 던 현대모비스, 전동화 사업 숨통 튼다
- [판결 인사이드] 법원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5년 전 헌재 결정이 ‘참고서’
- CT⋅MRI는 중국에 밀렸다, K-의료기기 글로벌 성공 방정식은?
- [비즈톡톡] 알리바바·텐센트가 투자한 中 AI 스타트업 ‘문샷 AI’… 1년 만에 기업가치 4조 돌파
- 아마존에 뜬 K토너·패드… 수출 효자로 떠오른 中企 화장품
- [르포] “제2의 7광구 찾는다” 탐해 3호, 자원 빈국 탈출 꿈 싣고 출정
- 1위 볼보, 뒤쫓는 스카니아… 수입 상용차 시장도 치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