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외채 등 대외건전성 양호하지만..무역적자, 과거 위기보다 심각

김정환 2022. 10. 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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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경제위기와 비교해보니

◆ 외환위기 징후 분석 ◆

한국을 강타했던 역대 경제 위기가 터지기 직전과 현재 상황을 비교했을 때 부실한 무역수지가 한국 경제 기초체력이 소진되고 있는 가장 큰 '누수 지점'인 것으로 파악됐다.

5일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연구원이 실질실효환율, 민간금융방어력, 대외안전성, 무역수지 등 10대 건전성 지표를 선정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이전과 현재 경제 상태를 비교했다. 구체적으로 태국 중앙은행이 고정환율제 포기를 선언해 바트화가 폭락하며 아시아 외환위기가 촉발됐던 1997년 7월 직전 3개월, 미국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2008년 9월 직전 3개월과 가용 통계가 있는 올해 6~8월 3개월간 경제 상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수지 비율이 -4.7%로 외환위기 이전(-1.7%), 금융위기 이전(-3.3%)에 비해 적자 상태가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지난달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대로면 올해 무역적자는 480억달러(한경연 전망)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던 1996년 외환위기 직전(206억2000만달러)의 2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 부문 적자가 누적되며 7일 발표될 8월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설 것이 유력하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수출 진흥 대책이 근본적으로 원화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이 된 상황"이라며 "정부가 주력 수출산업 고도화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규제 완화를 통해 총요소생산성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한경연 경제조사팀장은 "강달러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경상수지를 잘 지키고 있는 대만과 인도네시아의 사례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대만은 기술 중시, 기업 친화적 정책을 채택해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변화 혜택을 보며 경상수지 흑자를 일구고 있다"고 말했다.

고질적인 부채 문제도 과거 경제 위기 이전 상황에 비해 악화됐다. 올해 1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4%로 환란 이전(49.7%)이나 금융위기 직전(70.7%)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올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전망치 역시 49.7%로 외환위기 전(11.1%)이나 금융위기 이전(26.8%)과 비교해 부쩍 나빠졌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원화값이 빠르게 떨어지면 수입물가가 올라가면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필요성이 커지는데 이렇게 되면 가계부채가 붕괴될 리스크가 따라 커진다"며 "거시적으로는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는 것을 지양하면서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며 자영업자 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조치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환위기 직전에는 다른 위기 국면과 비교했을 때 실질실효환율, 제조업 부채비율, 단기외채비율 등 5개 지표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위기 이전 국면에는 총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CDS프리미엄, 세계 경제성장률 등 3개 지표가 다른 위기 상황에 비해 두드러지게 나빴던 것으로 평가됐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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