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제2의 북한 러시아

김인수 2022. 10. 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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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북한을 닮아가고 있다. 핵무기로 세계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제2의 북한이라고 할 만하다. 점점 고립돼 중국에 종속돼간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대국민 연설에서 "영토 완전성이 위협받을 때 국가 방어를 위해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이달 2일 핵무기 전담 부서의 대형 화물열차가 장비를 싣고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유럽은 러시아가 이스칸데르-M 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어 발사하는 상황을 가장 두려워한다. 가장 작은 핵탄두로도 히로시마 원폭의 3분의 1에 버금가는 폭발력을 낼 수 있다. 지프 차량에서 발사하는 소형 핵탄두 위력은 그보다 훨씬 작기는 하다. 히로시마 원폭의 1000분의 1 수준이다. 그렇다고 해도 방사능은 오래간다.

핵 위협이 고조될수록 러시아는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것이다. 이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불량국가 취급을 받고 있다. 당장은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끊겠다며 유럽을 협박하고 있지만 상황은 역전될 것이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급격히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유럽에 에너지를 못 팔면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 석유와 천연가스를 사달라고 사정하게 될 것이다. 결국 중국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지 식민지'로 전락할 거라는 예측까지 나온다. 북한처럼 중국 눈치를 보는 나라가 될 거라는 뜻이다. 실제로 8월 중국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68%나 늘었다.

지금 러시아가 북한을 닮아가고 있지만 그 위협은 북한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중차대하다. 이 나라는 미국보다 많은 685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고립과 경제난 끝에 광기의 지도자가 집권할까 걱정이다. 푸틴이 그렇게 될 수도 있다. 민주적이고 안정적인 정권이 들어서길 고대할 뿐이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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