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나 아시아나..10대 소녀 감성은 비슷

박대의 2022. 10. 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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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여우놀이' 황혜진 작가
소녀들의 우정과 갈등
수려한 그림에 담아 호평
4개 국어로 번역돼 인기
2020년 지상최대공모전 입상
네이버웹툰서 정식 연재
지난해 11월부터 영어, 중국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등으로 번역돼 인기를 끌고 있는 웹툰 `여우놀이`. [사진 제공 = 네이버웹툰]
요새 '그림 좀 그린다'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 웹툰 작가를 꿈꾼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화면을 넘겨가며 웹툰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조각 만화들이 입소문을 타고 정식 연재되기도 하고, 아예 아마추어 작가들이 작품을 마음껏 올릴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나기도 했다. 보는 이들이 늘어난 만큼 그리는 자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웹툰 플랫폼이 진행하는 공모전은 웹툰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단숨에 데뷔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다. 문학으로 비유하면 등단의 기회를 얻는 셈이다. 웹툰 플랫폼은 역량 있는 작가들의 신선한 작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공모전을 진행해왔다.

웹툰 '여우놀이'를 연재하고 있는 황혜진 작가(32)는 네이버웹툰이 2019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지상최대공모전(지대공)'을 통해 웹툰 작가로 데뷔했다. 황 작가는 2020년 지대공 웹툰 부문 2기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웹툰 '여우놀이'를 연재했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예고 입시로 미술을 시작해 대학에서도 순수미술을 전공했어요. 졸업 후에도 디자인 회사에 다니면서 계속 그림 그리는 삶을 살아왔고요. 저는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다녔던 편이라, 어떤 직업 하나를 정해놓고 살진 않았어요. 그림만 그릴 수 있다면 순수미술이든 뭐든 좋았죠. 웹툰 작가도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됐어요."

올해로 4년째를 맞은 지대공은 웹툰, 웹소설 등 우수 작품 발굴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작품 연재 여부와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어 웹툰을 그려본 적 없는 황 작가 같은 신인 작가들에게는 단번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지대공의 장점은 재미있는 이야기만 있으면 바로 웹툰 작가로 데뷔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게 핵심이고 가장 큰 혜택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만화를 그려본 적이 없었으니까 만화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전혀 몰랐거든요. 사실 지금도 알고 지내는 동료 웹툰 작가가 없어요. 지대공을 몰랐다면 웹툰 작가가 되고자 했던 꿈도 없었을 거예요."

'여우놀이'는 평범하게 살아온 박온유가 미모의 전학생 신채리와 친구가 돼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한 뒤 벌어지는 10대 소녀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렸다. 수려한 그림체와 탄탄한 이야기 구성이 독자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매주 금요일 연재웹툰 상위권에 오르는 인기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달 15일 58화로 1년간 연재해온 시즌1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웹툰은 제가 했던 모든 일 중에 가장 영향력이 큰 일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림만 그리면 됐는데 이제 제가 만든 이야기에 맞는 그림을 그려나가게 됐으니까요. 제가 만드는 세계를 많은 분들이 보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등으로 번역되며 해외 독자들과도 만나고 있다. 문화가 달라도 공감할 수 있는 10대 소녀들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드러내면서 해외 반응도 뜨겁다.

"저는 그냥 한국어로 만화를 만들 뿐인데 알아서 다 번역이 돼 다른 나라 독자를 만날 수 있게 된 점이 신기해요. 저는 한국에 사는 평범한 한 사람인데 여러 나라 언어로 '사랑한다'고 표현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기분이 좋습니다."

올해 지대공은 2기에 걸쳐 약 16억원 규모의 상금을 걸고 웹툰·웹소설을 모집했다. 웹툰 분야에서는 수상작 40여 편을 선정해 총 5억8000만원의 상금을 제공했다. 황 작가도 지대공을 통해 더 많은 웹툰 작품이 공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가 웹툰 산업에 몸담고 있는 이상 이 산업이 지속될 수 있어야 하잖아요.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과 작가를 발굴하는 지대공의 역할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이 늘어나야 새로운 독자도 생겨나니까요."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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