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략도발 수순 판단한 미국, 군사적·외교적 대응 잰걸음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2022. 10. 5. 16: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군사적, 외교적으로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북한이 2017년 이후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통과하고 미국령 괌까지 사정권에 둔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향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및 7차 핵실험 등 전략 도발 가능성이 커지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미 군 당국이 5일 동해상으로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실시했다. 합참 제공

바이든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하며 공조를 약속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하게 규탄했다. 백악관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일본 국민에게 위험이 되고 역내를 불안정하게 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했다는 점을 인식하며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양자 및 한국을 포함한 3자, 국제사회와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대응에 대해 긴밀히 조율하기로 했다.

미·일 정상 통화가 북한이 일본을 가로지르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다음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국이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평가가 나온다. 백악관은 전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3시간여 만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의 규탄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NSC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등이 한·일과 연쇄 통화를 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이종섭 국방장관,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통화하고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방어 협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미·일 외교차관도 전화 통화에 이어 수주 내로 일본에서 회동하기로 했다.

미국은 또 한국, 일본과 각각 진행한 연합훈련을 통해 북한에 군사적 경고를 보냈다. 한국군과 주한미국은 북한의 도발 10시간 만에 공대지 합동직격탄(JDAM) 정밀폭격 훈련을 한 데 이어, 에이태킴스(ATACMS) 2발씩을 각각 동해상으로 발사해 가상표적을 정밀타격했다. 일본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도 전투기를 동원해 일본 항공자위대와 동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미국은 지난달 30일 한·미·일 연합훈련을 치른 미국의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도 5일만에 다시 동해로 전개하기로 했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면 미국은 추가적인 전략자산 전개 등을 통해 대응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미국이 즉각 대응에 나선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전략 도발에 근접했고, 향후 북한이 ICBM 발사, 7차 핵실험 등으로 수위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발사 직후 한국 및 일본과 양자 훈련을 각각 실시한 것이 증명하듯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적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미국은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공개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인해 회의가 공개될지는 미지수이지만, 미국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규탄과 더불어 추가 대북제재 결의 필요성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국, 일본과의 독자 제재를 발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