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내인생' 악녀 차민지 "밥 못 먹고 잠 못 자며 몰입했죠" [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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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종영한 KBS 1TV 일일드라마 '으라차차 내 인생'(극본 구지원, 연출 성준해)은 조카의 엄마가 되기로 선택한 싱글맘 서동희가 세상을 향해 펼치는 고군분투기를 담은 드라마다.
차민지는 '으라차차 내인생'에서 악녀 백승주로 분했다.
-'으라차차 내인생'을 마친 소감은.
-'으라차차 내인생'이 20% 넘겨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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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달 30일 종영한 KBS 1TV 일일드라마 '으라차차 내 인생'(극본 구지원, 연출 성준해)은 조카의 엄마가 되기로 선택한 싱글맘 서동희가 세상을 향해 펼치는 고군분투기를 담은 드라마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 주인공의 이야기 덕분에 극은 시청률 20.2%(9월29일 방송,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차민지는 '으라차차 내인생'에서 악녀 백승주로 분했다. 백승주는 본인이 낳은 자식까지 버리며 욕망을 쫓는 인물로, 출세를 위해 거짓말과 악행을 서슴없이 행했다. 차민지는 회를 거듭할수록 변화하는 백승주를 탄탄한 연기력으로 설득력 있게 그려내 극의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지난 2008년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통해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받았던 차민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농익은 연기력을 보여주며 그간 꾸준히 성장했음을 알렸다. 악역으로 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냈다는 그다. 덕분에 드라마의 재미는 더욱 좋아졌다. 차민지는 노력과 비례해 좋은 피드백을 받아 행복했다며 응원해준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최근 차민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으라차차 내인생'을 마친 소감은.
▶이번 작품은 대사량이 많아서 쉬는 날에도 대본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고, 막바지에는 승주가 뇌종양에 걸리고 하니까 캐릭터에 몰입하느라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잤다. 그만큼 다 쏟아내서 아직은 끝났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블랙의 신부'부터 '으라차차 내인생'까지 쉬지 않고 1년 반을 달려왔다. 확 놓으면 몸살이 날까 봐 서서히 내려놓으려고 하는 중이다.
-어떻게 드라마에 함께 하게 됐나.
▶예전에 감독님이 연출했던 또 다른 일일드라마 '누가 뭐래도' 미팅을 한 적이 있는데, 아쉽게 출연이 불발됐다. 그러다가 내가 '블랙의 신부' 촬영을 막 마쳤을 때 감독님이 얼굴 한 번 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뵙게 됐는데, 대화를 나누다가 감독님이 '민지랑 3년 안에 작품 한 번 해야 하는데' 하시길래 웃으면서 '이번에 같이 할 거 아니면 부르지 마세요'라고 농담을 했더니 인상 깊으셨던 것 같다. 이번에 같이 하자고 하셔서 합류하게 됐다. 처음엔 동희 역으로 미팅을 했었는데 대본을 볼수록 승주가 탐이 났다. 악역이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랜만에 주연을 맡아 부담감도 컸겠다.
▶'주연이니까' 이런 생각은 안 하려고 했다. 부담감이 완전히 없던 건 아니지만 욕심을 부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어서,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자 싶었다. 또 촬영을 하면서는 너무 바쁘니까 하루하루 분량을 소화하기 바빴던 것 같다.
-악녀 백승주를 연기하며 어떤 부분을 신경 썼나.
▶일단 인물의 서사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백승주라는 캐릭터에 나름대로 살을 붙이려고 했다. 또 연기를 할 때 감독님이 최대한 과장되게, 리액션도 크게 하라고 주문하셔서 그걸 따르려 했다. 처음엔 힘들었는데 '미니시리즈를 할 때 감정을 눌러서 했다면 이걸 안 누르고 하면 되겠다' 싶어서 곱씹는 것 없이 내뱉곤 했다.
-악행을 저지르던 백승주는 뇌종양에 걸리고 눈이 멀 위기까지 오지만, 상태가 호전되고 용서도 받는다. 결말에 만족하는지.
▶승주가 수술을 하고 눈까지 멀었다면 너무 슬펐을 것 같다. 패션 디자이너가 눈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 것 아닌가. 또 경제력 없는 어머니에게 병간호까지 시키는 상황을 승주가 못 견뎠을 것 같다. 어쨌든 드라마는 가상이니까 행복한 결말을 주는 게 좋은 것 같다.
-극 중 조미령과 모녀로 등장했다. 호흡은 어땠나.
▶선배님한테 가장 감사하고 죄송하다. 승주가 본인의 모든 감정을 쏟아낸 게 엄마다. 그 연기를 할 때 선배님이 다 받아주셨다. 승주가 감정도 오락가락하고 대사량도 많아서 자칫 잘못하면 NG가 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 선배님이 되게 많이 기다려주셨다. 내가 힘든 게 보이면 천천히 하라고, 괜찮다고 말씀해주시면서 배려를 받았다. 선배님께서 그렇게 토닥여주시지 않았으면 힘들었을 것 같다. 나도 후배들에게 저런 선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위로와 응원이 있어서 힘든 게 덜했다.
-다른 배우들과는 연기하며 어땠나.
▶호흡이 좋았다. 상지 언니가 힘들어도 티를 내는 타입이 아니다. 일하면서 그런 부분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시강 오빠도 항상 '승주야 잘하고 있어, 괜찮아'라고 응원해주고, 병열이와는 학교 선후배 사이다. 그래서 이 작품으로 다시 만났을 때도 너무 반가웠고, 더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같이 연기해본 사람이 적으니까 다들 어색하지 않나. 누군가는 말을 건네고 해 줘야 긴장을 덜한다. 전에 다른 현장에서 선배님이 먼저 분위기를 풀어주시는 게 좋아 보여서 이번엔 내가 먼저 한 거다. 친하면 좋으니까. 나도 내가 편하게 연기하려고 그랬다.(웃음) 다들 일하러 오는 건데 즐겁고 재밌게 하면 좋지 않나.
-'으라차차 내인생'이 20% 넘겨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힘이 났을 것 같다.
▶시청률이 오르다가 19.9%까지 나왔을 때가 있었다. 그때 너무 아쉽더라. 이후에도 오락가락하다가 결국 20%의 벽을 넘어서 정말 좋았다. 확실히 일일드라마에 출연하니 많은 분들이 알아보신다. 얼마 전에 엄마와 공연장에 가는데 어떤 분이 '어머 백승주네' 하면서 알아보시는 거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 출연한 이후로 오랜만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엄마가 되게 좋아하시고 울컥하시더라. 나도 이 작품을 하는 동안 참 행복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이후 지금의 작품을 만나기까지 시간이 길었다. 배우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나.
▶어릴 때부터 활동을 해왔다. 이 직업은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인데, 그 시간이 길어지니까 너무 힘들더라. '평생 이 직업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이 생겨서 중간에 3년 정도 일을 쉬었다. 공백기에는 학교에만 다녔다. 그러다 방송이나 무대를 볼 때 동료들이 나오면 '나도 저렇게 연기를 했었는데… 넌 정말 하고 싶은 게 뭐야'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후에는 다시 연기가 좋아졌고, 열중하게 됐다.
-'으라차차 내인생'이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정말 행복하게 임했던 작품이다. 엄마도 '네가 그렇게 행복해하는 건 처음 봤다'라고 하실 정도다. 물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노력과 비례해 피드백이 좋았고 가장 재밌게 연기했던 것 같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같이 일하고 싶은 배우다. 이 배우의 캐스팅을 고려하고 있을 때 '그 배우랑 해보고 싶어', '또 일해보고 싶어'라는 평가를 얻는 배우가 되고 싶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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