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MVP' 당구여제 김가영이 전한 '까칠남' 필리포스 오해와 진실 [SS인터뷰]

김용일 2022. 10. 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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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여제' 김가영(39)은 프로당구 PBA팀리그 '신생 구단' 하나카드가 전기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숨은 히어로'다.

팀 리더 김병호는 지난 2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PBA팀리그 3라운드 최종일에 전기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팀 융합을 잘하게 해준 김가영을 수훈 선수로 뽑고 싶다"고 말했다.

김가영은 외인 선수 뿐 아니라 자신을 잘 따르는 후배 김진아, 신정주까지 두루 챙기며 하나카드가 '원 팀'이 되는 데 이바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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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김가영. 제공 | 프로당구협회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당구 여제’ 김가영(39)은 프로당구 PBA팀리그 ‘신생 구단’ 하나카드가 전기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숨은 히어로’다. 팀 리더 김병호는 지난 2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PBA팀리그 3라운드 최종일에 전기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팀 융합을 잘하게 해준 김가영을 수훈 선수로 뽑고 싶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김병호와 김가영 신정주 김진아 등 쟁쟁한 국내 선수에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 응우옌 꾸억 응우옌(베트남) 두 실력파 외인까지 창단 멤버로 가세, 단숨에 ‘우승 후보’로 분류됐다. 1라운드 개막부터 4연승을 질주했다. 3라운드에 2승5패로 부진하며 타 팀 추격을 허용했으나 1,2라운드에서만 10승을 쌓는 저력으로 전기리그를 제패했다. 최우수선수(MVP)는 21승으로 팀 내 최다승을 기록한 응우옌이 품었다.

프로당구 PBA팀리그 전기리그 우승팀 하나카드. 제공 | 프로당구협회

하지만 응우옌을 비롯해 하나카드 선수가 고르게 활약한 데엔 김가영의 존재가 컸다. 어느 종목이든 기량이 좋은 선수가 모여도 팀워크가 무너지면 호성적을 내기 어렵다. 특히 ‘개인 종목 베이스’인 당구는 각자 루틴이 워낙 강한 종목이다. 김가영은 외인 선수 뿐 아니라 자신을 잘 따르는 후배 김진아, 신정주까지 두루 챙기며 하나카드가 ‘원 팀’이 되는 데 이바지했다. 김병호는 “김가영이 주변 이들을 신경 쓰느라 자기 공이 흐트러지기도 했다”며 미안해했다.

4일 본지와 통화로 만난 김가영은 “과거 (신한금융투자에서) 리더를 했는데 당시 난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엔 역할 분담이 잘 됐고, 팀워크의 중요성을 더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25년간 해외 대회를 다니면서 홀로 당구를 쳐서 그런지 경기 전 사람과 소통을 잘 안 한다. 팀리그는 경기 전은 물론, 하면서도 소통하지 않느냐. 갑작스러운 변화로 경기력에 (부정적) 영향이 있긴 하다. 그래도 얻는 게 많기에 한두 경기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루틴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당구 PBA팀리그 하나카드 김가영(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3라운드 경기 중 주장 김병호와 대화하고 있다. 제공 | 프로당구협회

외국 선수의 마음을 다잡은 데엔 오랜 해외 경험이 한몫했다. 그는 PBA에서 ‘까칠남’으로 알려진 필리포스를 향한 오해도 풀어냈다고 밝혔다. 둘은 1983년생 동갑내기. 김가영은 “필리포스는 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남에게 신세 지는 것을 싫어한다. 사실 나도 그렇다. 공감하고 이해할 부분이 많았다. 한국 선수처럼 정이 넘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팀원을 배려하는 마음이 큰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필리포스를 향해 이기적이지 않느냐. 왜 대회를 뛰었다가 안 뛰었다가 하느냐 등 얘기가 나온다. 이번(3라운드)에 불참한 것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동료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던 게 컸다”고 전했다. 또 “필리포스가 동료 응원을 하기 싫어한다는 말도 나왔는데 자기 경기 때 집중력을 잃을까 봐 노력하다 보니 그런 표정 등이 나왔다더라. 스카치 경기를 꺼리는 것도 개인전이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어서라고 했다. 마음속 얘기를 듣고 나니 오해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늘 주연이던 김가영의 ‘조연 같은 희생’은 하나카드의 끈끈한 결속력으로 이어졌다. 이제 하나카드는 통합 우승을 바라보며 후기리그를 맞게 됐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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