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사냥개 자처한 감사원 목줄 쥔 이 드러나" 유병호 사무총장 문자 반발
더불어민주당은 5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카메라에 포착되자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 감사의 배후가 대통령실로 드러났다”며 반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간의 문자는 감사원 감사가 대통령실의 지시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된 정치 감사임을 명백하게 보여준다”고 밝혔다.
유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장에서 이 수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뉴스1 카메라에 포착됐다. 문자메시지에는 “오늘 또 제대로 해명 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감사원이 감사원법을 위반해가면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를 무리하게 벌였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 자료를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오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실이 국정 무능, 인사, 외교 참사 등 총체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철저히 기획된 정치 보복 감사를 진두지휘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감사원은 독립적 헌법기관의 일이라 (문 전 대통령 관련 감사에 대한) 언급조차 적절치 않다’던 말이 모두 새빨간 거짓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끊임없이 전 정부의 정책과 인사들을 물고 뜯더니 끝내 문 (전) 대통령까지 직접 겨냥하며 사냥개 역을 자처하던 감사원의 목줄을 쥔 이가 누구인지 드러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최재해 감사원장은 지난 7월29일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며 스스로 감사원의 독립성을 부정한 바 있다”며 “감사원이 정권의 시녀를 자처한 발언이었는데, 마침내 그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대책위는 “감사원의 부당하고 불법적인 감사권 남용에 대해 이번 국정감사 과정에서 그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고, 법적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 앞에서는 감사원과 아무 소통이 없는 것처럼 굴더니, 뒤로는 이렇게 실시간으로 긴밀한 소통을 나누고 있었다니 말문이 막힌다”며 “감사원의 존립 기반을 뒤흔드는 사건”으로 규정했다. 박용진 의원은 “감사원이 앞잡이 감사를 넘어 내통감사의 경지에 도달했다”며 최 원장, 유 사무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전용기 의원은 “윤 대통령은 감사원 감사를 지시했는지 국민에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독립적 헌법기관을 정치 탄압의 돌격대로 전락시킨 유 사무총장은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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