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바람의 향기', 추억 속 휴머니티(종합)[M+BIFF현장]

이남경 2022. 10. 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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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향기’ 기자회견 사진=천정환 MK스포츠 기자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늘(5일) 개막하는 가운데 개막작 ‘바람의 향기’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5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 ‘바람의 향기’(감독 하디 모하게흐)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하디 모하게흐 감독과 레자 모하게흐 프로듀서가 참석했으며, 모더레이터로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나섰다.

이날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이곳에 오게 된 것을 굉장히 행복하게 생각한다”라고 인사했다.

그는 장소, 풍경과 얽힌 감정에 대해 “계속해서 이런 기회들이 있다면, 숨어 있는 세계의 아름다운 장소들을 찾아서 영화를 찍고 그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장소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씀하셨다. 신이 만든 아름다움 중에 잘 보이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아름다움은 그 아름다운 풍경을 봤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그 경치를 보면 역사적 아픔이 느껴지고 인간의 고통이 느껴진다. 그곳이 그 역사에서 나온 것이고 그곳에 가면 그 슬픔이 느껴진다. 특히 그곳에서는 그 안에서 기쁨도 느껴진다. 자연의 고통, 사람의 고통, 느낌, 그곳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슬프기도 하지만 내면에서는 기쁘기도 하다”라고 답했다.

앞서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2015년에 ‘아야즈의 통곡’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했다. 이후 2022년, 7년 만에 다시 방문하게 된 소감에 대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기억과 추억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 머물지 말고, 우리는 추억을 가지고 있다. 서로 좋아하는 사람 사이에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람에게 추억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며 “한국에 왔을 때 다시 집으로 돌아온 느낌을 느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 부산에 대한 기억은 미스터 킴(故 김진석)과의 추억이다. 이번에는 미스터 허(허문영)와 함께 페스티벌에 참여해서, 특히 단순한 페스티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깨끗한 영혼에 대해 보여줄 수 있어 굉장히 기쁘고, 한국분들이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예의 바른 환대를 해주셔서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한국에 아름다운 인상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란 작품인 ‘바람의 향기’가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이에 개막작 선정 이유와 이란 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와 관련해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개막작으로 선정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스스로 물어봤다. ‘왜 이 영화가 됐지?’ 했다. 머릿속에도 질문을 하고 있다”라며 허문영 집행위원장에게 선정 이유를 질문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단순하다. 영화가 너무 좋아서이다”라고 답했다.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집행위원장님이 좋아했던 방식 그대로 나 역시 이 영화를 좋아한다”라고 공감했다.

하디 모하게흐 감독 ‘바람의 향기’ 사진=천정환 MK스포츠 기자

또한 그는 “부국제가 이란 시네마의 발전에 많이 도와줬다. 이 영화제는 이란 제작자 등에도 중요하다. 예술 영화가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도록 균형을 줬다. 단순히 스토리텔링이 있는 영화만이 아니라 예술이 있는 영화에도 자유를 줬다. 이란 시네마에게 굉장히 중요하고, 이란 시네마 산업에 있는 모든 사업에 있는 사람들은 부국제를 좋아하고 존중하고 참여하고 싶어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바람의 향기’라는 제목에 대한 궁금증도 있다.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우리 영화의 제목은 영화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영화가 다 끝나고 제목을 왜 그렇게 정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 영화의 제목은 아무것도 없는 땅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아주 마른 땅을 의미한다. 그래서 내 생각에 인간의 중요성은 계속해 나가는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아주 굉장히 지쳐서 숨을 쉬지 않게 된다면, 그래도 계속 살아 나가야 하기 때문에 이 영화의 제목을 이렇게 정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바람의 향기’ 내용은 주로 전력 담당자의 선행이 담겨 있다. 이란의 분위기와 비교하는 질문에 대해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이란 사람들이라고 해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라도 휴머니티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특정한 장소가 아니라 인간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편성이 있어야 하고 어느 나라에도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고,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어느 나라에나 홍반장은 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그 장소에서 태어나서 나도 장소를 이해하고 장소도 나를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이 스토리가 다른 해석을 주는 이유일 것”이라고 해석이 갈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초반에 하반신 장애가 있는 한 남성이 노인의 부탁으로 실을 꿰주는 장면이 있다.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히는 이 장면에 대해 “인생이 한 순간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추억하고, 계속해서 기억들을 불러내 그것이 어떤 미래에 전달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바늘을 꿰는 그 순간은 사랑의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랑은 늙지 않고 항상 프레시하게 유지된다. 사랑은 특히 나이가 든 사람들의 사랑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육체가 아닌 정신에서 오기 때문이다. 그 장면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사랑에 대해서 전달하고 싶던 장면”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오로지 바늘에만 집중하고 있다. 남성분이 다가올 때도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바늘만 보고 있다. 그의 목표는 그냥 바늘에 실을 넣는 것”이라며 “그게 그에게 너무 중요해서, 다가오는 사람이 중요하지 않으니 쳐다보지 않은 것”이라고 짚었다.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작은 순간들을 전달드리고 싶었다고 말씀드렸다. 이 이야기를 관통하는 스토리가 주는 것, 이 영화에서는 용서 이런 것들이 내 기억에서 많이 나왔다”라고 풀었다.

한편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개막식은 전석 매진이 됐다”라며 “영화제 전 기간에 거쳐서 와주실 관객들에 대한 기대치는 우리들의 소망은 2019년 기준으로 100%이기를 바라지만, 아직도 극장에 오는 것을 망설이는 분들이 조금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 극장들은 60% 정도 회복되지 않았나. 우리는 80-90% 정도까지 기대할 수 있다. 2019년 기준으로. 잘되면 90%까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우동(부산)=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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