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손정의 회동.. ARM 구체적 협력 논의는 없었다, 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4일 회동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출장 귀국길에서 손 회장과 만남이 예정돼 있다고 밝힌 이후, 글로벌 IT 업계에선 한-일 재계 대표 주자인 두 사람이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반도체 설계회사 영국 ARM에 대해 어떤 논의를 할지 주목해왔다. 손 회장은 지난 1일 방한했다.
◇이-손 회동, “구체적 협력 논의는 없어”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에서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노태문 사장도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사정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이날 만남에서 양사간 전략적 제휴와 같은 구체적 이야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모회사인 영국 ARM은 퀄컴, 인텔 등 전 세계 반도체 기업에 ‘설계 도면’을 제공하는 핵심 기술 기업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의 90%가량이 ARM의 기초 설계로 만든 반도체를 탑재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20년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에 ARM을 400억달러(약 56조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지만,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올 초 결국 무산됐다. 이후 ARM을 연내 상장하겠다고 방향을 틀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소프트뱅크 그룹은 “삼성전자와 자회사 ARM 관련 전략적 협력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 ARM 인수 가능성 낮아
재계에선 각국의 독과점 규제와 기존 반도체 거래선들과의 이해 충돌 문제로 삼성전자가 ARM을 직접 인수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모바일 반도체 설계와 관련해 ARM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각국 기업들이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가 ARM을 소유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또 소프트뱅크는 ARM의 몸값을 600억달러(약 85조원)로 보고 있지만, 정작 핵심 사업인 중국 법인 ‘ARM차이나’를 사실상 중국 정부에 뺏긴 상황에서 기업 가치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재계 관계자는 “ARM의 상장이나 매각이 어려운 상황에서, 손정의 회장이 자신의 네트워크를 통해 ARM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 위한 만남을 계속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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