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불편한' 홈쇼핑 정액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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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이 방송시간을 파는 정액제 사업 모델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광고와 유사한 정액 방송은 지양해야 한다." 국회에서 열린 중소상인 전용 홈쇼핑 추진 세미나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 주제와 다소 벗어났지만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가 방송 수수료 모델에 대해 굳이 언급한 것은 최근 홈쇼핑 업체의 정액 방송 확대 움직임 때문이다.
정액제는 매출과 상관없이 방송당 일정액을 홈쇼핑사에 지불하는 특약수수료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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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이 방송시간을 파는 정액제 사업 모델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광고와 유사한 정액 방송은 지양해야 한다.” 국회에서 열린 중소상인 전용 홈쇼핑 추진 세미나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 주제와 다소 벗어났지만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가 방송 수수료 모델에 대해 굳이 언급한 것은 최근 홈쇼핑 업체의 정액 방송 확대 움직임 때문이다.
정액제는 매출과 상관없이 방송당 일정액을 홈쇼핑사에 지불하는 특약수수료 방식이다. 협력업체는 판매실적과 무관하게 편성시간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지급한다. 말 그대로 돈을 주고 방송시간을 사는 것이다. 이는 납품업체에 판매 리스크를 떠넘기는 불합리한 거래 관행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홈쇼핑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협력사는 방송 편성시간 동안 거둔 매출이 약정 금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차액만큼의 손해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반면 홈쇼핑사는 판매 부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비판을 의식한 홈쇼핑사도 상생 차원에서 정액제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 왔다. 수수료 산정이 어려운 렌털, 보험, 여행 등 무형 상품을 제외하고는 정률제를 우선 적용했다. 정률제는 판매실적에 비례해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방송 후 실적에 따라 홈쇼핑과 납품업체와 수익을 나눈다. 적게 팔리더라도 협의된 마진율에 따라 정산을 진행하는 만큼 협력사가 일방적으로 손해를 떠안는 일은 없다.
그러나 올해 정액제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커졌다. 방송 편성에 정액제 비중을 높이고 유형 상품 카테고리까지 범위를 확장했다. 협력업체는 정률과 정액제를 혼합한 형태의 반정액 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홈쇼핑사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최근 급격한 송출수수료 인상과 성장 둔화로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 코가 석자'인 상황에서 상생보다는 안정적 수익 확보가 우선일 수 있다. 그럼에도 정액제 확대를 지양해야 하는 이유는 홈쇼핑 사업의 본질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홈쇼핑은 유통업이다. 홈쇼핑 상품기획자(MD) 핵심 업무는 제품과 브랜드를 선정하고 방송 판매 전략을 세워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정액제는 상품이 아닌 방송시간을 임대하는 사업이다. 판매 성과와 무관하게 정해진 수익이 보장되다 보니 매출 확대를 위한 노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상품에 대한 노력과 고민이 줄면 소비자 후생도 떨어진다. 특히 TV홈쇼핑은 방송법상 상품 소개와 판매에 관한 전문 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다. 정액제는 판매와 마케팅 전략 없이도 방송 송출만으로 수익을 가져가는 TV 광고에 가깝다. 홈쇼핑 사업 취지와도 맞지 않다. 정액방송 협력업체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수수료 환급 제도에 대한 고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중소기업 판로 역할을 하는 홈쇼핑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정액제 모델을 지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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