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관광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다

2022. 10. 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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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는 ‘웰빙(well-being)’에 ‘행복(happiness)’과 ‘건강(fitness)’을 합친 용어를 뜻한다. 웰니스관광은 여행을 통해 정신적·사회적인 안정과 신체적인 건강의 조화를 이루는 데 목적이 있다. 웰니스관광은 뷰티(미용)/스파, 한방, 자연/숲 치유, 힐링/명상 등 4가지 테마로 구분된다. 그래서 일반 여행 상품과는 차이가 있다. 반드시 건강과 체험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다. 

티테라피는 웰니스관광지로 선정된 한옥카페로 한방차, 건강식 점심, 족욕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건강은 우리의 몸과 마음이 아무 탈이 없고 튼튼한 상태를 이른다. 그런데 현실은 어떨까?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코로나19 감염 또는 코로나 우울증 등으로 몸도 마음도 약해진 분들이 많다. 그래서 10월 1일부터 시작하는 ‘2022 한국 웰니스관광 페스타’ 소식이 정말 반갑다. 야외활동하기 좋은 가을인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해제된 지금, 여행을 떠나기 더없이 좋은 시기다. 모처럼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웰니스관광지를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안국역 2번 출구에 인접한 윤보선길은 곳곳에 한옥 담벼락이 이어져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서는 온라인 할인행사 참여 추천 웰니스관광지 명단도 발표했다. 어디로 떠날지 명단을 살펴봤다. 북촌한옥마을에 인접한 ‘티테라피’가 눈에 띄었다. 티테라피(Tea Therapy)는 건강에 이로운 차를 마시며 자연적인 영양소의 효능으로 신체 균형을 회복하는 건강 관리법이다. 

평소 하루에 한두 잔의 커피를 마시는 나는 가끔 따뜻한 차를 마시면 한결 여유롭고 편안해지는 기분이 든다. 거의 30년 넘게 서울에 거주하고 있건만, 아직 서울의 구석구석을 다녀본 적이 없다. 늘 서울을 벗어난 곳을 관광지로 정하다 보니 정작 서울시를 제대로 여행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엔 서울을 여행한다는 기분으로 티테라피에 다녀오기로 했다. 웰니스관광지로 선정된 티테라피를 방문한 뒤 인근 북촌한옥마을의 명소를 둘러보는 여정이다.

맥문동을 블렌딩한 오늘의 차가 제공되고 있어서 시원하게 또는 따뜻하게 선택해서 마실 수 있다.

안국역 2번 출구에서 윤보선길로 접어들었다. 윤보선 전 대통령의 사저를 지나는 길이다. 골목길을 따라 아담한 매장이 많아 둘러보면서 산책하기 좋다. 한낮인데도 이곳은 행인으로 붐볐다. 한옥 앞에 두세 사람들이 있어서 다가가니 티테라피다. 평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제공되는 간편식 점심 메뉴도 있다. 건강한 밥상이다. 나처럼 혼자 방문한 사람들을 위한 1인용 자리가 있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앉아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오늘의 차로 맥문동을 블렌딩한 한방차를 마시면서 느긋하게 식사가 나오길 기다렸다. 내가 주문한 샐러드를 곁들인 연어구이 덮밥과 된장국을 보니 눈으로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해서 그릇을 말끔히 비울 수 있었다.

점심시간 전후로 간편식 점심이 제공되는데 혼자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다.

혼자 식사하러 온 남영은(25) 씨는 지금 대학교 4학년 학생이다. 그는 평소 윤보선길, 감로당길을 산책 삼아 걷곤 하면서 지나는 길에 이 카페를 눈여겨 봐뒀다고 한다. 웰니스관광지로 선정된 이곳에서 건강식으로 식사를 하려고 들렀다고 한다. 그는 “안국역 주변은 한국적인 전통이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티테라피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맛을 체험할 수 있어서 웰니스관광지로 최고의 장소인 것 같아요”라고 엄지척한다. 

족욕을 체험하면서 혼자만의 힐링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식사를 마친 뒤 족욕을 신청했다. 카페 입구 왼쪽에 족욕 체험장이 있다. 한옥 담벼락을 따라 족욕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족욕을 하고 있는 이윤주(41) 씨는 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였다. 그는 사춘기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느라 에너지가 소진되었다면서 시간 여유가 있을 때마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더욱 웰니스관광이 필요한 것 같아요”라면서 “지인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요. 하지만 귀가한 뒤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 것이 느껴져요. 그래서 가끔 오늘처럼 저 혼자만을 위한 힐링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혼자 힐링하기엔 웰니스관광이 최적이라면서 종종 북촌한옥마을을 산책하다가 이곳에 들러서 한방차도 마시고 족욕도 즐긴다고 했다.

각자 체질에 맞는 한방차를 선택할 수 있다.

나도 족욕제를 풀고 족욕탕에 두 발을 담갔다. 20분가량 지났을까, 발에 온기가 전해지니깐 몸이 무장해제 되는 느낌이 든다. 평소 병원을 방문하면 어깨를 비롯한 신체가 많이 경직되어 있다는 말을 듣곤 했다. 

족욕을 마친 뒤 체질에 맞는 한방차를 고르기로 했다. 나에게 맞는 한방차는 뭐가 있을까? 몸에 노폐물이 쌓이기 쉬운 타입으로 몸이 무겁게 느껴질 때는 운동을 통해 땀을 흘리면 좋다는 의견이 나왔다. 두 가지 차 중에서 고민하다가 향통차를 선택했다. 박하, 감초, 곽향이 들어간 향통차를 마시니 시원하고 달콤한 맛에 스트레스로 쌓인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

티테라피 바깥에 족욕 체험장이 마련되어 있어서 야외에서 족욕을 즐길 수 있다.

티테라피 직원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저희 매장이 웰니스관광지로 선정되어서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어요. 저희로선 매년 웰니스관광 페스타가 개최되고 있어서 감사하죠”라면서 “10월 1일부터 11번가에서 ‘2022웰니스페스타’를 검색하면 할인된 상품을 구입할 수 있어요. 평소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라고 알려준다. 

북촌마을서재는 골목길 안쪽에 자리한 아담한 규모의 한옥이다.

티테라피를 나와서 북촌마을서재로 향했다. 북촌한옥마을에서 딱 한 곳을 간다면 망설임 없이 북촌마을서재를 꼽을 만큼 북촌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곳이다. 그렇다면 나와 같은 외지인 입장에선 어떨까? 골목길 안쪽에 자리하고 있어서 그동안 내 눈에 띄지 않았던 곳이다. 아담한 규모의 한옥 3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개방된 곳으로 작은도서관이자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북촌마을서재 입구에 갤러리가 있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입구에 작은쉼터갤러리가 있다. 제4회 물빛전이 열리고 있었다. 방안의 벽면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북촌마을서재에서 뜻하지 않게 전시회도 관람할 수 있었다. 우리의 전통가옥인 한옥은 마루, 방, 부엌, 마당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번에 한옥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한옥을 구성하는 각종 마루에 대해서 인지하게 되었다. 한옥에는 툇마루, 누마루, 대청마루 등이 있다.

툇마루에 걸터앉아서 한옥의 정취를 감상할 수 있다.

툇마루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갈 때 잠시 걸터앉아 옷도 털고 신발도 정리할 수 있는 마루다. 누마루는 바닥을 지면으로부터 높이 띄워 지면의 습기를 피하고 통풍이 잘 되도록 다락처럼 높게 만든 마루다. 대청마루는 집의 가운데 있는 넓은 마루로 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있다. 마루만 봐도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느껴진다. 북촌마을서재에 머무는 동안 한국의 전통적인 멋에 심취해 봤다.  

한식문화공간 이음에 입장하면 왼쪽 계단에 방석이 놓여있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통주갤러리에 방문했다. 재동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안국역으로 가는 북촌로에 한식문화공간 이음이 있다. 거기에 전통주갤러리가 있다. 전통주갤러리는 우리 농산물을 기반으로 한 우리의 전통주를 상설 전시하는 곳이다. 각 지역의 특색이 담긴 다양한 술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다. 그동안 전통주갤러리를 여러 번 방문했는데, 매번 청년들이 많아서 전통주의 장래가 밝아 보였다. 마침 외국인을 대상으로 전통주 시음회를 하고 있었다.

전통주갤러리에는 우리의 농산물로 만든 다양한 술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다.

기본 재료인 쌀, 누룩, 물 3가지만 있어도 술을 제조할 수 있다. 거기에 계절 별, 지역 별로 다른 곡물, 꽃, 열매가 첨가되어 각양각색의 술이 탄생한다. 외국인들이 전통주를 시음하면서 한국의 다양한 술맛을 신기해한다. 

우리의 전통적인 맛은 단편적이지 않다. 밥, 국, 반찬이 나오는 식사, 한방차, 전통주를 따져보면 그 가짓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 특히 식재료인 장, 김치, 술은 장독에 담아 발효의 과정을 거친 끝에 우리의 식탁에 오른다. 인고의 세월을 지나온 후에라야 제대로 숙성된 맛을 느낄 수 있다.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농축된 그런 맛에 청년들과 외국인들도 열광하고 있다. 이게 또 다른 한류로, 맛의 한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0월 1일부터 한 달간 ‘2022 한국 웰니스관광 페스타’가 열린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모처럼 북촌한옥마을에 머물면서 웰니스관광을 제대로 즐겼다. 그동안 오로지 나 혼자만의 시간을 여유롭게 보낸 적이 드물었다. 물론 집에서 뒹굴뒹굴하며 하릴없이 시간을 보낸 적은 많다. 하지만 그렇게 시간을 보낸 뒤엔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 몸은 자꾸만 축 늘어지고 마음은 한없이 괴로웠다. 그런데 오늘은 건강을 체험한 덕분에 심신이 편안하면서 활기를 되찾은 기분이다. ‘2022 한국 웰니스관광 페스타’에서 건강과 활기를 느껴보길 바란다.

2022 한국 웰니스관광 페스타 https://www.wellnessfesta.kr/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저만의 감성으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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