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 '7상8하' 관례 깨지나..한정·류허도 총리 물망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7상8하(67세 유임, 68세 퇴임)’ 관례가 깨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관례가 깨지면 차기 총리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전문가인 청 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중국 공산당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에게는 7상8하 원칙이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에는 임기나 나이 제한을 주의 깊게 살펴봤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고 시진핑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69세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스스로 7상8하 관례를 깨고 3연임 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시 주석의 의중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7상8하 관례는 중국의 차기 지도부 구성에 있어 중요한 변수다. 현재 최고 지도부를 구성하는 7명의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에서는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72)과 한정(韓正) 부총리(68)가 7상8하 관례에 따라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범위를 넓히면 이들을 포함한 중앙정치국 위원 25명 중 11명이 은퇴 대상이다. 이 관례가 깨지면 당장 차기 총리 인선에 변수가 많아진다. 리커창(李克强) 현 총리(67)는 나이와 상관없이 헌법상 최대 10년의 임기 규정에 따라 내년 3월이면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번 당 대회에서 사실상 차기 총리가 결정되는데 현재로서는 나이와 부총리 출신을 총리에 기용하는 관례에 비춰볼 때 왕양(汪洋)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67)과 후춘화(胡春華) 부총리(59)가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현 부총리 4명 가운데 후 부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올해 68세 이상이기 때문이다. 왕 주석은 시진핑 집권 1기 때 부총리를 지냈다.
하지만 7상8하 관례가 무시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리 연구원은 왕 주석과 후 부총리 외에도 올해 68세를 넘긴 한 부총리와 함께 류허(劉鶴) 부총리(70)도 총리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한 부총리를 유력한 총리 후보 가운데 1명으로 지목했다. 나이보다는 시 주석이 경제 정책에 있어 지속성을 중시할지 변화를 꾀할지가 총리 인선에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리 연구원은 “한 부총리가 총리가 된다면 그것은 현재 정책이 지속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중국에서 보다 많은 정치 개혁이나 경제 개혁을 보게 될 것이라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시 주석이 당내 화합을 위해 자신과 계파가 다른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의 후 부총리를 기용하거나 자신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 부총리를 전격 기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또 개혁파인 왕 주석이 차기 총리가 된다면 이는 급격한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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