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카니발' 왜 안 나오나 했더니.. 지난달 공사로 생산 중단

4일 재가동.. 직원들은 한달간 유급휴가

기아의 미니밴 ‘카니발’을 생산하는 광명 공장이 한 달의 라인 정비 공사를 마치고 이달 4일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 한 달간 생산이 중단되면서 카니발 출고 대기는 더 길어졌다.

5일 기아에 따르면 광명 공장의 카니발 생산 라인이 전날부터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기아는 해당 생산 라인에서 카니발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기아의 새로운 전기차 ‘EV9′을 생산하기 위해 지난 9월 8일부터 이달 3일까지 해당 생산 라인 공사를 진행했다. 한 생산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조립할 수 있는 ‘다차종 생산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에 있는 기아 오토랜드 광명 모습./뉴스1

한 달간 생산이 중단되면서 카니발 출고 대기 기간은 가솔린의 경우 기존 4개월에서 6개월로, 디젤 모델은 1년 4개월에서 1년 6개월 안팎으로 늘었다. 출고 대기 기간이 늘어나면서 카니발 계약자들의 불만도 커졌다. 카니발은 기아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올 초 카니발 구매 계약을 체결한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달 영업 직원으로부터 대기 기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파업이나 반도체 부품 공급, 공장 공사 등 출고 기간을 늘리는 요인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해당 라인에서 근무하는 작업자들은 한 달간 유급 휴가를 받았다. 근로기준법에 기반한 기아 근무 규칙에 따르면 생산 라인 공사나 정전·단전, 원자재 공급 부족 등 회사의 귀책 사유로 생산이 중단되는 경우 해당 직원들에 유급 휴가를 주는 것이 원칙이다.

이번 공사로 카니발을 만드는 생산 라인에서 앞으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도 혼류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기아는 내년에 출시할 전기차 ‘EV9′,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을 여기서 생산할 계획이다. 기아는 지난 7월 열린 부산국제모터쇼에서 EV9의 콘셉트를 공개하면서 이 콘셉트를 바탕으로 제작될 EV9을 내년 4월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년에 카니발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함께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기아는 국내 3대 생산거점 중 하나인 오토랜드 광명을 전기차 생산기지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설비 공사는 7월에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전기차 생산이 이뤄지면 인력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노조가 반발하면서 노사 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광명 공장에서 전기차가 생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와 ‘니로’ 전기차 모델은 화성 공장에서 생산하고 화물트럭 ‘봉고EV’는 광주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기존에 광명 공장에서 생산되던 ‘스팅어’는 단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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