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전문지 통합 프리뷰 ①서울 SK 나이츠] '안영준 공백을 메워라' SK의 타이틀 방어전

1. 지난 시즌 성적 & 전력 변화
전희철 감독 체제로 치른 SK의 첫 시즌은 완벽했다. SK는 팀 역대 최다인 15연승을 질주하는 등 4라운드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구축,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4강에서 고양 오리온(현 캐롯)을 3승 1패로 제압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안양 KGC에 정규리그 열세(1승 5패)를 4승 1패로 설욕하며 V3를 달성했다. 구단 역사상 첫 통합우승이었으며, 전희철 감독은 정식 감독 데뷔시즌에 통합우승을 거둔 역대 2번째 감독이 됐다.
‘디펜딩 챔피언’ SK는 전력 변화가 있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한 김선형이 잔류했지만 이현석(KT), 배병준(KGC), 이원대(가스공사)는 떠났다. 무엇보다 큰 타격은 안영준의 군 입대다. 안영준은 커리어하이인 평균 14.5점 3점슛 1.8개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1번부터 4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수비 범위를 뽐내며 공수 겸장의 면모를 보여줬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상황에 따라 변준형에서 오마리 스펠맨까지 수비했던 게 좋은 예다. 김선형, 최준용에 이어 또 다른 볼 핸들러 역할을 소화하기도 했다. SK는 여전히 전력이 탄탄한 팀이지만, 안영준의 공백이 팀 전력의 마이너스 요인인 것도 분명하다.

SK가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는 속공이다. 지난 시즌에 평균 6.9개의 속공을 기록, 이 부문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플레이오프에서는 8.6개의 속공을 성공시키며 속도감을 더했다. 올 시즌 역시 속공은 기사단이 지닌 최고의 칼이자 방패가 될 것이다. 여전히 KBL 최고의 속공전개능력을 지닌 김선형이 건재하고, 최준용 역시 오프시즌 부상 이슈를 딛고 개막전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자밀 워니, 리온 윌리엄스의 동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주축 외국선수를 새롭게 영입, 팀컬러에 변화를 준 팀들과 달리 SK는 지난 시즌에 보여줬던 큰 틀을 올 시즌에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워니는 애런 헤인즈도 SK에서 못했던 4시즌 연속 출전도 달성하게 된다(헤인즈는 SK에서 총 6시즌을 치렀지만, 3시즌 연속을 2차례 기록했을 뿐 4시즌 연속 출전은 없었다).
3.불안요소
크게 봤을 때 두 가지다. 우선 안영준의 부재. SK는 기존 선수들에게 안영준의 역할을 분담해주며 전력 약화를 메우겠다는 계산이다. 예를 들어 허일영의 3점슛, 오재현의 속공 가담, 최준용의 멀티포지션 소화가 될 수 있다. 다만, 지난 시즌에 비해 장신라인업을 가동할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 스위치 디펜스의 위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안영준 공백에 따른 SK의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다.
워니가 도전자들을 상대로 위용을 과시할지도 관건이다. 특히 유슈 은도예(가스공사), 드완 에르난데스(DB)는 연습경기와 컵대회를 통해 워니의 아성에 도전할 만한 기량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워니는 2020-2021시즌에도 신장 열세를 보인 타일러 데이비스(당시 KCC)에 고전했던 경험이 있다. 물론 당시 워니가 개인사로 우울증을 겪어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랐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예년에 비해 경쟁자들의 수준이 높아진 올 시즌은 워니의 진가를 다시 가늠해볼 수 있는 시즌이 될 것이다.

SK는 선수단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KCC와 더불어 늘 윈나우를 추구해왔던 팀이다. 최근 5시즌 사이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각각 2차례씩 따냈다. 올 시즌 역시 안영준을 제외한 핵심전력을 유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물론 SK가 가장 먼저 벗어나야 하는 건 롤러코스터 행보다. 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 플레이오프 탈락-상위권-플레이오프 탈락-상위권 사이클을 반복한 만큼, SK의 당면과제는 팀 창단 후 2차례밖에 못한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전희철 감독 역시 우선적인 목표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꼽았다.
돌아보면 지난 시즌을 맞이할 때도 SK의 1차 목표는 6강이었다. SK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완성도 높은 전술과 조직력을 보여주며 주위의 평가를 ‘우승후보’로 바꿨고, 결국 정상에 올랐다. 안영준의 공백을 최소화한다면, SK는 롤러코스터 행보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KBL 역사상 2차례만 나왔던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사진_점프볼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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