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도 이젠 디자인 전성시대..무선 이어폰 같은 보청기 인기

이병문 2022. 10. 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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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하면 보기 싫다"는 것은 옛말..난청인 마음 사로잡는 디자인 봇물
김성근 원장 "보청기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난청 방치하면 더욱 악화"

인류는 오래전부터 아름다움(美)을 추구해왔다. 이 때문에 우리 인류는 '호모 에스테티쿠스(homo aestheticus)'라고도 불린다.

편리한 기능과 함께 삶의 공간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우리 주변의 가구, 전자제품 등도 호모 에스테티쿠스의 산물이다.

앞으로도 기능 뿐만 아니라 심미적인 면을 고려한 제품들이 계속 출시되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100세 장수시대를 맞아 갈수록 늘어나는 난청인을 위한 '보청기'도 기능과 성능이 훨씬 좋아지고, 보기 좋고 아름다운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보청기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물론 기능에 따라 '귓속형'과 '오픈형' 등 다양한 모양으로 나뉘지만, 일반적으로 눈에 잘 띄는 오픈형을 상상할 것이다.

난청중점 클리닉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오픈형 보청기는 귓바퀴에 둥글게 끼워지는 것으로, 눈에 잘 띄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 사람이 생각하는 보청기 디자인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문제는 많은 난청인이 보청기를 끼기 부담스러워하는 이유 중 하나가 보청기를 끼면 남에게 나이 들어 보이거나 심각한 난청인으로 오해받을까 염려한다는 것이다"라며 "이 같은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 때문에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귓속형 보청기가 일반적으로 선호되고 있다. 그런데 귓속형 보청기는 오픈형 보청기보다 크기가 작고 눈에 잘 띄지 않아 착용자가 쉽게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보청기 제조사들은 이러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사람들의 편견을 깨는 보청기를 내놓고 있다. 시그니아의 스타일레토(Styletto)는 전통적인 오픈형 보청기의 모양 때문에 보청기 착용을 망설이는 난청인들을 위해 제작됐다. 이는 도톰하고 투박한 기존 보청기와는 달리 기다랗고 날렵한 것이 특징인데, 기존 보청기 디자인에 부담을 느끼던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게다가 최신 유행에 맞춰 해당 보청기의 배터리를 무선 이어폰의 충전기와 유사하게 제작했다. 한 조사결과 스타일레토의 구매자 중 60대 이하 난청인이 77%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40% 이상이 해당 제품의 디자인을 구매 요인으로 뽑았다. 즉 난청인의 연령대가 낮아지는 사회적 현상을 잘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외관상 보청기인지, 무선 이어폰인지 분간이 잘 안되게끔 디자인한 보청기도 있다. 시그니아의 액티브(Active)와 포낙의 비르토 엠(Virto M)은 귓속형 보청기임에도 눈에 띄지만, 무선 이어폰과 유사한 모습이 특징이다. 김성근 원장은 "시그니아 액티브와 포낙 비르토 엠은 기존의 전통적인 보청기와는 달리 착용자가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현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젊은 세대의 난청인에게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청기 제조사들은 난청인의 니즈를 반영해 전통적인 보청기 디자인에서 탈피한 새로운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대다수의 난청은 치료가 불가능하지만, 보청기 착용을 통해 청각 재활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가 필요함에도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에 사로잡혀 착용을 거부한다면 난청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이나 주변에 난청 증상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난청이 악화되기 전 빠른 시일 내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청력검사를 받아보고 보청기가 필요한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보청기는 다양하기 때문에 지레 겁을 먹고 피하는 대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나에게 맞는 것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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