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입김 강한 아프리카 '탈환 외교' 나선 우크라

강영진 2022. 10. 5.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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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무기·식량 최대 지원국 러 지지 입장 강하고
전쟁 전까지 우크라 존재조차 모르던 지역
쿨레바 외교장관 첫 아프리카 순방길 올라

[유엔본부=AP/뉴시스]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지난 9월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열리는 층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9.2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10일 동안의 아프리카 각국 순방을 시작한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4일(현지시간) 첫 방문국인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을 잘 알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한 아프리가 국가들을 상대로 '탈환 외교전'에 나선 것이다.

쿨레바 외교장관은 "이 곳에 도착해 '이번 전쟁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 서방이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한 민족',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려 했기 때문에 러시아가 공격한 것'이라는 등의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세네갈 당국자들과의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다카르에서 현지 언론인들과 가진 30분 동안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주장이 이곳에 많이 먹히고 있다. 지금부터 우크라이나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그의 주장을 귀담아 들을 지는 알 수 없다.

지난 몇 주 새 중국과 인도 지도자조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우려를 표시했지만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러시아를 비난하길 거부하고 있다.

한가지 이유가 러시아가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최대 무기 및 식량 지원국이라는 점이다. 일부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의 러시아 지지는 소련이 아프리카 북서부 알제리아부터 아프리카 대륙 남동부 기니, 앙골라, 모잠비크까지 독립운동을 지지하면서 형성됐다.

다카르의 서아프리카연구소 우스마네 세네 소장은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몇 달 전까지 우크라이나가 독립국가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아프리카 TV에 등장한 건 러시아의 침공 때문"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세네갈 소비자들 쇼핑바구니의 식량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만 알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에게 전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쿨레바 장관은 전임 외교장관들 가운데 아프리카를 순방한 사람은 없었다며 우크라이나가 아프리카를 간과해왔음을 인정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지지를 요청하는 움직임이 많았지만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짜증을 내며 어느 편에도 서지 않아왔다.

무리티 무티가 국제위기그룹(ICS) 아프리카 프로그램 책임자는 "서방은 아프리카가 러시아를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지난 주 유엔 총회 연설에서 그보다는 아프리카가 "새 냉전이 태동하는 지역이 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콜레바 장관은 3일 살 세네갈 대통령과 "장시간 솔직한 대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세네갈 대통령실은 두 사람의 면담결과를 발표하지 않았고 논평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쿨레바 장관의 아프리카 순방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순방이 있은 지 2달 뒤에 이뤄지는 것이다. 세르게이 장관은 당시 아프리카 각국의 식량난이 서방의 대러 제재 때문이라고 비난했었다.

식량이 제재 대상 품목이 아니지만 그의 주장이 아프리카 전역에 먹히면서 살대통령도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 같은 발언을 했었다.

아프리카 54개국 1억4000만 인구 사이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은 여럿으로 갈린다. 쿨레바 장관이 순방을 시작한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러시아 지지가 가장 강하다.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가 아프리카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경고하고 아프리카에 대한 러시아 투자가 미국, 중국, 유럽연합(EU)보다 위축돼 있음을 상기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아프리카에 가장 많이 퍼트린 것이 선전과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말리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부르키나 파소에서 러시아 용병들이 수십명의 민간인들을 학살한 것을 들었다. 부르키나 파소의 경우 지난 주말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이 나라 군 장교들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었다.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의 아프리카 투자는 세뇌와 피괴를 위한 것일 뿐이었으며 아프리카 각국이 이를 직시하도록 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러시아는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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