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치보복'과 '거대야당의 횡포' 사이에 늘어나는 무당층

나주석 입력 2022. 10. 5. 12: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눈길을 끈 부분이 하나 있었다.

무당층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 또는 혐오를 반영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정치보복'과 '거대야당의 횡포'라는 양쪽 진영의 드잡이 속에서 중도층 유권자들은 정치를 외면하기 시작한 것이다.

친문(친문재인)에서 친명(친이재명)으로 주류가 교체되고 있지만 정치보복에 맞선 '운명 공동체'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결속을 더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갤럽 정례 여론조사서 무당층 27%로 급증
文전대통령 서면조사 통보 등으로 여야 갈등 심화 우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최근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눈길을 끈 부분이 하나 있었다. 정당 지지도에서 무당층의 추세였다. 최근 6개월간 취이를 살펴보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 또는 ‘응답을 거절’한 이들의 비율이 추세적으로 상승흐름을 보였다. 반년 전 무당층은 10%대 후반을 오갔지만 이번주 조사에서는 27%를 찍었다. 6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무당층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 또는 혐오를 반영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정치에 등 돌리는 유권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여론변화의 이면에는 지난 대선 이후 일련의 정치 상황이 한 몫을 하고 있다. 대선 이후 새정부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여야 간 정쟁 격화 등 일련의 상황이 유권자로 하여금 정치에서 눈을 돌리게 만들었음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정치보복’과 ‘거대야당의 횡포’라는 양쪽 진영의 드잡이 속에서 중도층 유권자들은 정치를 외면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일련의 상황 전개가 악화 일로로 치달아 우려를 더하고 있다. 감사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 서면조사를 통보한 것을 계기로 여야간 대립은 더 격화됐다. 야당에서는 범국민적인 저항운동을 거론했으며, 여당은 ‘무례’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서 ‘봉건시대 왕의 언어’라고 비판했다.

더 큰 문제는 다분히 전략적 계산을 밑바탕에 깔아뒀다는 점이다. 해외 순방 당시 비속어 논란에 휘말렸던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수행 지지도가 취임후 최저 수준인 24%를 기록했다. 여당으로서는 문 전 대통령을 다시 정치권으로 소환하면서 최소 물타기, 더 나아가 핵심 지지층 역할을 했던 반문(反文, 반문재인) 여론의 결집도 기대할 수 있다. 야당도 주판알을 튕겨보면 손해나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왔다. 친문(친문재인)에서 친명(친이재명)으로 주류가 교체되고 있지만 정치보복에 맞선 ‘운명 공동체’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결속을 더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와 안보 동시에 위기인 상황이 양당의 셈법엔 없다는 점에서 무당층 확대는 씁쓸할 수밖에 없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