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테러+트리플포스트, DB가 심상치않다

김종수 2022. 10. 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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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DB가 심상치 않다. DB는 4일 경남 통영체육관서 있었던 2022 MG새마을금고 KBL CUP B조 예선 경기에서 전주 KCC를 97-77로 이겼다. 예선을 1승 1패로 마무리했으며 KCC가 수원 KT를 잡을 경우, DB-KT-KCC 세 팀 간 득실 마진으로 4강 진출팀이 결정된다.

 

큰 점수차 승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록 첫승이지만 DB팬들은 경기력에 상당히 만족하는 분위기다. 아쉬운 모습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보여준 파워가 올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명성높은 선수들을 데리고도 두시즌간 하위권(9위-8위)을 전전했던 아픔을 털어낼 기회다는 얘기도 사방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DB의 부진에 대해 ‘이해가 안간다’는 의견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전체적인 포지션별 밸런스에서는 완벽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국가대표 빅맨 김종규(31‧206.3cm)와 강상재(28‧200cm)를 함께 보유하고도 하위권을 오갔다는 것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장신 외국인선수까지 함께 할 경우 ‘트리플 포스트’를 경기 내내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밑이 강력하면 다른 포지션에서 다소 약세를 보여도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다. 외려 탄탄한 포스트에서 오는 우산효과도 일어난다. 빅맨들을 믿고 앞선에서부터 강하게 공격적인 압박수비를 펼칠 수 있고 외곽슛도 좀 더 자신감있게 던지는게 가능해진다. 안타깝게도 최근 두시즌간 DB는 그러한 이점을 제대로 써먹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외려 강상재, 김종규가 시너지를 못내고 서로 겉도는 모습까지 노출했다.


하지만 올시즌은 달라보인다. 일단 앞선이 안정됐다. 아시아쿼터 제도를 통해 들어온 이선 알바노(26‧185cm)는 컵대회에서부터 빼어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독일 2부리그에서도 뛴 적이 있는데 왼손잡이라는 이점을 잘 활용해 다양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안정된 볼핸들링을 바탕으로 내외곽을 오가며 돌파와 슛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고 있다.


기본적으로 개인기가 좋은지라 마크맨을 쉽게 따돌리며 득점을 올리고 수비가 자신에게 집중됐다 싶은 순간에는 빈 공간에 패스를 뿌려준다. 스크린 활용 및 다양한 페이크 동작에 능한 것을 비롯 무엇보다 2대2 공격에 강점이 있는 만큼 KBL에 완전히 적응하게 된다면 어지간한 외국인 가드 못지않은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거기에 FA 시장에서 자존심을 구긴 두경민(31·184㎝)이 이를 갈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자부심, 트러블 메이커 등의 이미지로 인해 가치가 뚝 떨어졌던 두경민은 다행히 친정팀 DB에서 불러주는 바람에 큰 위기에서 벗어났다. 기량이 예전같지 않다는 혹평도 있었으나 컵대회를 통해 과감한 공격과 적극적인 수비를 보여주며 올시즌 부활을 예고하고 있는 모습이다.


알바노와 두경민의 앞선은 신장은 크지 않지만 공격력으로 상대를 파괴할 수 있을 만큼 화력이 좋다. 둘 다 일정 수준 이상의 수비력도 갖추고 있다. 볼소유 다툼 등 트러블만 일어나지않는다면 알바노의 개인기와 두경민의 활동량이 어우러진 ‘KBL판 트윈테러’로 상대팀 앞선을 전천후로 흔들어대는 모습도 기대된다.

 


트윈테러의 뒷선에는 ‘트리플 포스트’가 버티고 있다. 강상재는 2021~22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데뷔팀 전자랜드를 떠나 DB로 둥지를 옮겼다. 기존 김종규가 버티고 있는 상태에서 강상재까지 합류한지라 주변에서는 ‘DB 산성이 다시 재건되는 것 아니냐’는 경계심 가득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큰 신장에 빠르게 뛰어다닐 수 있는 운동능력좋은 김종규와 슈팅 파포로 불릴 만큼 슛이 일품인 강상재의 조합은 얼핏봐도 잘 맞을 듯 싶지만 제대로 섞이질 못했다. 이번 컵대회에서는 둘이 다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강상재는 장기인 슛에 더해 속공참여 등 달리는 농구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확실히 많이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김종규같은 경우 3점슛까지 적극적으로 던지며 공격루트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어찌보면 강상재와 김종규가 서로 바뀐 느낌까지 들 정도다. 올 시즌을 앞두고 두 선수가 변화와 조합에 대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강상재, 김종규가 공간을 넓게 쓰고 움직이는 가운데 골밑공략은 드완 에르난데스(26‧208cm)가 주로 담당한다. 골밑 장악력, 득점 효율이 좋은 선수다는 평가답게 컵대회에서도 확률 높은 골밑득점을 보여주고 있다. 레나드 프리먼(27‧198cm)은 활동량, 받아먹기 등을 통해 또 다른 방식으로 포스트에서 활약중이다. 두 외국인선수의 스타일이 서로 다른지라 DB입장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트리플포스트가 가능해진다.


현재의 DB는 스윙맨 쪽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트윈테러와 트리플포스트가 원활하게 가동된다면 그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주전이 강해지면 백업도 덩달아 탄탄해지는 경우가 많다. 강력한 베스트5의 선봉 아래 부담이 줄어드는지라 궂은일, 수비 등 그때그때 아쉬운 부분만 메워주면 된다. 탄탄한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숙여야 했던 DB가 올 시즌 대반격의 서막을 열어 제칠지 주목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문복주 기자, 김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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