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뭡니까 ~".. 한평생 직언 '나비 넥타이 신사'

이예린 기자 2022. 10. 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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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표 원로 인사이자 자유민주주의를 설파한 지식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4일 별세했다.

숙환으로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이던 김 교수는 4일 오후 10시 30분쯤 영면했다.

고인은 지난 2월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회복했지만 3월부터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입원 뒤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못했다.

귀국 뒤 연세대 사학과 교수를 지내며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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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별세 (1928~2022)

민주화 운동 관여 두 차례 해직

故 정주영 회장과 정치인의 길

14대 국회의원·신민당 창당도

수많은 강연 자유민주주의 설파

우리나라 대표 원로 인사이자 자유민주주의를 설파한 지식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숙환으로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이던 김 교수는 4일 오후 10시 30분쯤 영면했다. 고인은 지난 2월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회복했지만 3월부터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입원 뒤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못했다.

1928년 10월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6년 김일성 정권이 들어서자 월남해 연희대(현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에번스빌대와 보스턴대에서 각각 사학·철학을 공부했고 100권 안팎의 저서를 남겼다.

귀국 뒤 연세대 사학과 교수를 지내며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 잡지 ‘씨알의 소리’ 등에 글을 써 박정희 정부를 비판했다. 유신 정권 때인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기소돼 ‘학생운동권의 배후 조종자’로 몰려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으나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도 연루되며 대학에선 두 차례 해직됐다가 1984년 복직했다. 그는 훗날 박정희를 회고하며 “유신체제가 잘못된 것이 많지만 조국의 경제를 이만큼 만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서울 강남갑)에 당선됐다. 1994년 신민당을 창당하고 이듬해 고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다. 그러나 15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하며 1996년 정계를 은퇴했다.

나비 넥타이와 콧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고인은 수많은 강연과 기고, 방송, 유튜브 등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설파했고 숱한 독자와 시청자의 호응을 얻었다. 1980년대 정치권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이게 뭡니까”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2019년에는 유튜브 채널 ‘김동길TV’를 만들어 약 30만 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올 초 안철수 당시 대통령 후보 후원회장을 맡아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고인은 생전 서약에 따라 시신을 연세대 의과대학에 기증했다. 그의 서대문구 자택은 누나인 고 김옥길 여사가 총장을 지낸 이화여대에 기부한다. 장례는 고인이 누나를 기리기 위해 자택 마당에 건립한 김옥길기념관에서 가족장으로 오는 7일까지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여동생 옥영·수옥 씨가 있다. 장지는 고인의 부모가 모셔진 경기 양평군 소재 가족묘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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