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삶과 사회·세상을 바꾸는 힘! 공공디자인이 가야 할 길은?

도재기 기자 입력 2022. 10. 5. 11:41 수정 2022. 10. 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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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개막
문화역284 등 전국 80여곳서
사례 공유·전시·토론회 열려
공공디자인의 중요성과 역할 등을 고민해보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2’가 5일 개막했다. 사진은 주제전이 열리고 있는 문화역서울284의 ‘서로서로놀이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디자인의 중요성이 사회다원화 등에 따라 더 커지고 있다. 기업의 생존까지 쥐락펴락하는 제품디자인을 넘어 인간 생활문화의 기본 요소인 의식주 전반에 걸쳐 디자인이 강조된다. 디자인이 개인 삶과 사회, 세상을 개선하고 바꾸는 힘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덩달아 공공디자인의 역할도 더 중요해지고 있다. 디자인이 시민의 일상생활, 사회문제까지 개선하고 해결하도록 주문받는 것이다. ‘공공디자인법’(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시행된 이유다.

그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책무가 막중해졌다. 그동안 관주도의 폐해로 지목돼온 관료적·획일적·보여주기식의 전시적·선전적 디자인 행정을 넘어 시민들 일상 삶의 편의성과 안전성, 도시의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하는 공공디자인 전반에 대한 성찰과 각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중요성이 커지는 공공디자인의 활성화를 위한 인식제고, 시민과 전문가들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 나아가 관주도의 한계를 극복할 민관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시대다.

주제전 ‘길몸삶터-일상에서 누리는 널리 이로운 디자인’에서 선보이고 있는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위한 아카이브’ 전경.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삶과 사회를 개선하는 공공디자인의 가치와 의미, 역할과 중요성을 되새겨보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2’가 5일 막을 올렸다. ‘무한상상, ○○디자인’이란 주제로 서울의 복합문화공간인 문화역서울284와 성수동 일대, 전국 80여곳의 공간에서 열린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행사는 주목받은 공공디자인 사례들을 소개·공유하고, 갖가지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제안되는 전시, 토론회 등으로 구성됐다.

문화역서울284에서는 주제전인 ‘길몸삶터-일상에서 누리는 널리 이로운 디자인’이 마련됐다. 작가 42명과 관련 업체가 참여했다. 공공디자인의 인식 제고, 역할과 발전방안 등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다. 새롭게 선보이는 공공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각종 민원서류의 개선을 제시한 이경수·신주화의 ‘모두의 민원’, 정류장에 대한 풍부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길종상가의 ‘움직이는 정류장’, 노숙인들을 위한 공간 아이디어를 내놓은 스튜디오 페시의 ‘CCC’ 등이 대표적이다. 공공디자인이 일상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됐는지를 보여준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장수 의자, 어린이 보행안전 태그, 근대역사 지도, 율하문화마당.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기후재앙의 위험 속에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제안들도 나왔다. 폐마스크를 활용한 가구와 조명, 친환경 종이 개발과 폐지 재사용·재활용 방안 등도 있다. 인간의 욕망에 따른 선인장과 꽃의 상품화·산업화 과정을 조사·연구한 결과물, 꿀벌 등 곤충들과의 공생을 위한 방안은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 비인간 생물과의 공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공공디자인의 범위와 역할, 과제 등을 짚어주는 자리다

이밖에 협력과 배려를 통해 놀이의 즐거움을 전하는 놀이터, 관람객들이 생산자들과 소통하며 가치 소비의 의미를 되새기는 장터, 아파트 등 주거문화에 미치는 디자인의 영향을 살펴보는 작품 등도 있다. 주제전 감독인 안병학 홍익대 교수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사실은 누군가를 통해 디자인된 사물들을 통해 디자인, 공공디자인이 전문가·공공기관의 영역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상과 얼마나 밀접한지를 보여주고자 한다”며 “공공디자인의 역할과 발전 가능성 등을 모색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폐마스크를 활용한 가구와 조명, 곤충 보호 프로젝트 디자인,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2 포스터, 인간과 자연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선인장 상품화 조사연구의 전시 전경. 도재기 기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성수동 일대에서는 16일까지 지역 내 공간, 브랜드들이 참여한 ‘1% 베터(Better): 세상을 바꾸는 아주 작은 변화’란 주제의 전시와 시장 등이 열린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을 소개한다. 김재원 아틀리에 에크리튜 대표는 “공공디자인이 일상 속에 스며드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공유되기를 바란다”며 “1%의 작은 가능성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듯 공공디자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에 마련된 공공디자인 거점에서는 공공디자인 수상작 등 당면 문제를 민관이 디자인으로 해결한 사례들을 공유한다. 어르신들이 보행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앉아 쉴 수 있도록 횡단보도 앞에 설치한 ‘장수 의자’, 어린이 보행안전을 위한 태그, 방치된 공간을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공공건축디자인 사례인 ‘율하문화마당’ 등이다. 각종 연계 행사들도 마련돼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우리 함께 걸어요’(7~14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공공디자인’을 주제로 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토론회(20일), 공모전 등도 예정됐다. 행사는 30일까지 열리며, 지역별 행사 장소·프로그램은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누리집(publicdesign.kr/festival)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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