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값 폭등에..페루가 찾은 대안은?

김서영 기자 2022. 10. 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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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피삭에서 한 농민이 지난 6월 21일(현지시간) 수확한 감자를 분류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비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페루가 새똥을 대안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농부는 “비료 가격 인상으로 인해 이전과 같은 양을 파종하지 않고 3분의 1만 심고 있다. 섬에서 나는 새똥은 좋은 비료이고 가격도 합리적”이라고 가디언에 밝혔다. 이처럼 수입 비룟값이 3~4배 상승한 탓에, 50kg 자루당 11.6파운드 선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새똥이 인기를 얻고 있다. 페루 정부는 인접한 섬과 군도의 새똥을 본토로 이송하기 위해 군함을 파견하고 나섰다.

새똥은 이미 비료로 활용된 전례가 풍부하고 비료의 효과 또한 검증된 대안이다. 19세기 페루에서는 아프리카 출신 노예들과 중국인 노동자, 원주민 등이 물고기를 잡아먹는 바닷새의 배설물인 ‘구아노’를 채집해 수입을 올렸다. 구아노는 건조지대에서 새의 배설물이 퇴적돼 굳은 것을 가리킨다. 식물 생장에 필요한 질소와 인, 칼륨 함량이 높은 유기질 비료다.

다만 구아노는 화학비료보다 작물을 성숙시키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약점이 있다. 공급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농촌개발 전문가 에두아르도 제가라는 “구아노는 매우 좋은 비료지만 공급에 자연적 한계가 있다. 연간 약 3만~4만t이 추출되는데, 전체 비료 수요의 5~1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한 페루 농업부는 구아노가 중소농민 240만명의 부족분을 메우기에 충분치 않다고 전했다. 농업부에 따르면 요소 50kg 자루의 가격은 약 20달러에서 65달러로 3배 이상 뛰었다. 수입이 지난 7년 평균에 비해 58% 감소한 탓이다.

페루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빈곤, 인플레이션, 기후 위기로 타격을 입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이러한 요인들이 페루의 식량 불안정을 2배 증가시켜 인구 절반에 영향을 미쳤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페루 정부는 비료 위기 탓에 다음 수확기에 쌀, 감자 및 양파의 생산 면적이 2만ha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생산량 또한 올해에 비해 감자는 약 10.7%, 쌀은 약 7.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료 문제는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장관 70명을 임명하는 등 큰 정치적 변동을 보이고 있다. 에두아르도 제가라는 “정부가 비료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않는다면 사회적 기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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