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가족 10명 중 6명 극단적 선택 고민.."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 시급"[국감 2022]

민서영 기자 2022. 10. 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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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지난 8월 서울 세종대로 서울시의회 앞에서 폭우에 희생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추모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준헌 기자

발달장애인 가족 10명 중 6명은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발달장애인 가족 433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발달장애인 부모나 가족 다수가 정신적 어려움(47.3%)과 신체적 어려움(41.1%)을 호소했다. 특히 발달장애인 가족의 93.6%는 외출 시 사회적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 중 39.6%는 일상에서 자주 또는 항상 차별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발달장애인 가족의 9.8%는 전혀 외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발달장애인 중 95.7%는 일상생활 유지를 위해 일정 정도 이상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하루 20시간 이상이 지원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비율은 26.3%에 달했다. 하지만 20시간 이상 활동 지원을 받고 있는 장애인은 0.1%에 그쳤다.

발달장애인 가족(주 돌봄자) 중 59.8%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장애 유형별로는 자폐성 장애인의 가족이 77.2%로 가장 많았고, 중복장애(76.5%), 지적장애(68.7%) 순이었다.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제일 큰 이유는 ‘평생 발달장애 자녀(가족)를 지원해야 하는 부담감’(56.3%)이었다. 이 외에도 ‘발달장애 자녀(가족) 지원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어려움’(31.1%) 등이 뒤를 이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는 가족 중 94.4%는 언론을 통해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접했을 때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응답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고 상담받은 경험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어떤 상담도 받은 적이 없다’가 43.1%로 가장 많았고, ‘아는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28.8%),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15.3%) 순이었다. 정부가 제공하는 발달장애인 부모상담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가족은 2%에 불과했는데, ‘서비스가 있는지 몰라서’(28.8%) 이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하루 최대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71.9%)이 제일 많았고, 경제적 지원 강화(16.9%), 가족 지원 강화(6.2%) 순이었다.

강 의원은 “발달장애 가족들이 돌봄 부담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정감사에서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 등 돌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대책을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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