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서비스 사각지대를 없애겠습니다!

2022. 10. 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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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행정 제도는 정부 수립과 함께 7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다. 아날로그로 시작된 행정서비스는 IT 기술 발달에 따라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하는 시대가 됐다. 정부의 행정서비스가 발전된 덕분이다. 그래도 사각지대는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가 행정서비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국민과의 대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9월 27일 서울 광화문(센터포인트 빌딩)에서 정부 관계자와 행정서비스 이용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정부혁신 정책고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9월 27일 서울 광화문(센터포인트 빌딩)에서 정부 관계자와 행정서비스 이용자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행정서비스 이용자는 어르신, 장애인, 맞벌이 직장인, 외국인 사업가, 다문화가정 등 분야 별로 대표자가 모였다. 이들의 행정서비스 불편을 듣고 행안부, 과기부, 법무부, 금융위 등 관계자가 참석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공공시설 또는 행정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불편한 문턱을 정부혁신에 담아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첫 순서는 행정안전부 한창섭 차관의 인사 말씀이다. 한 차관은 “정부를 혁신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행정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국민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다”라면서 “공공시설 또는 행정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불편한 문턱을 정부혁신에 담아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서주현 정부혁신기획관이 정부혁신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서주현 정부혁신기획관이 정부혁신 추진 방향을 설명한 후 질의응답 및 토론 시간이 있었다. 국민대표 5명이 행정서비스에 대한 불편 사항과 개선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시각장애인 김한솔 씨는 장애인의 불편을 담아 제작한 영상을 보여주었다.

첫 발언자는 시각장애인 김한솔(30) 씨다. 김 씨는 세계 최초 점자 유튜브로 실버 버튼을 받았다. 유튜버답게 장애인의 불편을 담아 제작한 영상을 먼저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정부 운영 웹사이트 등을 구축할 때 시각장애인도 이용하기 쉽게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 장애인이 관공서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이에 대해 한창섭 차관은 시각장애인의 웹 접근성 향상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하며, “어느 국민이라도 공공시설과 행정서비스를 이용할 때 성별, 국적, 나이, 언어 등으로 인한 어려움이 없도록 유니버설 디자인(범용 디자인)을 전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성별이나 국적, 나이, 장애, 언어 등으로 인해 이용에 제약을 받지 않도록 다양한 사용자를 포괄하는 보편적인 디자인을 말한다.

어르신 대표 신춘몽 씨는 스마트폰이나 PC로 행정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두 번째로 어르신을 대표해서 신춘몽(71) 씨가 의견을 발표했다. 신 씨는 “은행 점포가 줄어들어 금융서비스 이용이 힘들고, 스마트폰이나 PC로 행정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어렵다”고 했다. 또한 관공서, 공항, 식당 등에 설치된 키오스크도 사용이 쉽지 않아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서 IT 기술 발달에 적응하지 못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과기부 정책기획관은 “정부는 광역·기초자치단체와 협력해 주민센터나 도서관 등 전국에서 ‘디지털 배움터’ 900개 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정보화 시대에 소외되는 국민이 없도록 수준별 맞춤형 디지털 역량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행정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거나 불편을 겪는다는 말에 정부 관계자가 직접 개선 방안을 전하고 있다.

또한 금융위 금융소비자정책과장은 “금융 디지털화 및 오프라인 점포 폐쇄 등에 대비해 폐쇄 전 대체 이용 가능 은행 안내, 은행간 공동 창구 운영, 모바일 금융 앱의 고령자 모드 출시, 우체국 창구의 시중은행 업무 위탁운영 추진 등 고령층 금융 접근성을 제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령층의 은행 창구나 금융 앱 이용이 점차 쉬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맞벌이 부부 대표로 나온 김형래 씨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민원행정서류 발급 시스템도 통합 연계되길 희망했다.

맞벌이 직장인을 대표해서 나온 김형래(39) 씨는 “행정서비스가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인감증명서, 본인서명사실확인서, 여권 등은 오프라인으로 직접 행정기관을 방문해야 한다”라며, 덧붙여 정부에서 운영하는 민원행정서류 발급 시스템도 통합 연계되길 희망했다. 예를 들면 가족관계증명서를 뗄 때 ‘정부24’가 아니라 대법원 사이트로 가야 발급받을 수 있다. ‘정부24’ 로그인과 별도로 대법원 사이트에 다시 로그인해야 하는 등 불편이 있다는 것이다.

행안부 서주현 정부혁신기획관은 “민원행정서류 발급과 관련해서 오프라인으로만 발급받을 수 있는 서류를 줄이고, 온라인으로도 신청할 수 있는 행정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정부 시스템 간 연계를 강화해서 이용자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보완,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오시난(50, 2008년 귀화) 씨는 “우수한 외국인 인재에 대한 창업 지원·컨설팅을 담당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날 외국인 입장도 공유하기 위해 두 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오시난(50, 2008년 귀화) 씨는 “대한민국에서 외국인이 창업할 경우 요구하는 자금 수준 및 요건 등의 문턱이 높고, 비자 발급 등 체류 절차 등이 까다로워 인재들이 정착하기 어려우며, 우수한 외국인 인재에 대한 창업 지원·컨설팅을 담당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법무부 출입국정책단장은 “외국인 창업 지원은 내국인과 형평성 등을 고려해 균형있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라며 “우수 외국인 창업자를 대상으로 실질적인 창업 지원·컨설팅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산업부·중기부·특허청 등 관계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했다.

다문화가정을 대표해 나온 이례샤 씨는 “일반적인 생활 정보 및 법률 상식에 대해서는 안내를 받을 기회가 부족했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다문화가정을 대표해서 이레샤 페레라(48) 씨가 의견을 발표했다. TV에도 많이 나왔던 다문화가정 주부인 이레샤 씨는 “귀화 이후 예전 외국 이름(13자)으로 가족관계증명서 등에 등재하여 사용하고 있으나, 온라인에서 본인 인증이 어려워 온라인 행정서비스나 인터넷뱅킹 등 이용이 곤란할 때가 있고, 자녀 양육 및 교육에 대한 안내·교육은 많이 받고 있으나, 일반적인 생활 정보 및 법률 상식에 대해서는 안내를 받을 기회가 부족했다”고 했다.

한창섭 차관은 “대한민국에서 생활하며 활동하시는 모든 사람이 과거 또는 현재의 국적을 이유로 행정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어느 한 특정 부처가 아닌 범정부적인 협력이 필요한 사항으로, 관계부처와 함께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혁신 정책고객과의 대화에 참가한 사람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참가자 기념촬영을 끝으로 정책고객과의 대화가 종료됐다. 행정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아직 발전시켜야 할 분야가 많다. 행안부가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은 행정서비스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이런 자리가 앞으로도 많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정책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나타난 행정서비스 문제점들을 모두 담아 앞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했다. 또한 이런 내용을 모두 담아 11월에는 ‘정부혁신 비전 선포식’을 하고 새 정부의 정부혁신 비전과 중점과제를 국민에게 보여주겠다고 했다.

정부가 국민 모두를 포용하는 행정서비스로 행정 제도나 서비스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 한 사람도 없길 기대한다.

나는 행정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별다른 불편이 없다. ‘정부24’를 이용하기도 하고, 국민비서 구삐 등을 통해 생활 정보를 수시로 받는다. 예를 들면 암 검진과 자동차세 등 각종 세금을 홈택스에서 확인하라는 알림을 국민비서 구삐가 보내주어서 연체료 걱정 없이 세금을 낸다.

그러나 모든 국민이 행정서비스를 불편 없이 이용하는 건 아니다. 행정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겪는 국민이 있다면 이들을 위한 개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 첫걸음으로 행정서비스 사각지대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정부가 국민 모두를 포용하는 행정서비스로 행정 제도나 서비스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 한 사람도 없길 기대한다.

정책기자단|이재형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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