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코리아, 임직원 건강 위해 '한마음'[제약사를 가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300인 이상의 사업장이나 보건·안전 측면에서 위험도가 높은 직종에는 ‘보건안전환경(HSE) 전담조직’이 있어야 한다. 의약품 제조업 역시 300인 이상 규모의 제조 현장에 관리직책이 있어야 한다. 단 사무직이 주인 업장에서는 대기업을 제외하고 필수 규정은 아니다.
하지만 바이엘은 2016년 11월 연구시설과 공장에만 국한됐던 HSE팀을 사업부 부문까지 확장했다. 현재 바이엘의 HSE는 약 40개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다. 또 바이엘은 매년 9월 둘째 주 목요일을 ‘바이엘 안전의 날(Bayer Safety Day)’로 정해 전 세계 바이엘 임직원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안전한 업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해 바이엘 보건·안전의 날은 ‘Take care of what matters’를 주제로 2022년 9월 8일을 전후로 약 3주간 임직원 대상 보건·안전 인식 제고 캠페인을 실시하고 건강과 안전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킬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이에 기자는 바이엘 코리아에 방문, 직원들이 받는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해봤다.
■내 이웃과 가족을 살리는 ‘CPR(심폐소생술)’
대학병원 응급실 대기시간은 어마무시하다. 3~4시간 대기는 기본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큰 불만이겠지만 응급실 진료 우선순위는 중증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 응급실은 KTAS라는 분류를 사용, 최우선 순위부터 5순위까지 구분해 진료를 본다.
따라서 응급상황 대처법을 알고 있다면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고 진료시간도 짧아진다. 이런 의미에서 바이엘 코리아의 ‘심폐소생술 교육’은 큰 의미가 있었다. 교육은 우리가 평소 겪을 수 있는 ▲골절 시 대처법 ▲눈에 생기는 응급질환 ▲심폐소생술 ▲하임리히법 등이 소개됐다.
여기서 질문 하나 하겠다. 우리나라 안과 환자 중 눈 외상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0.8~8.1%인 것을 고려한 물음이다. 가령 아이의 눈에 연필과 같은 이물질이 박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①이물질을 뺀 후 빨리 응급실을 방문한다.
②안구가 움직이지 않게 이물질 주변에 헝겊으로 둘러싼 후 응급실을 방문한다.
③아이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서 응급실을 방문한다.
사실 ①~③까지 답변은 모두 틀렸다. 일단 눈에 연필, 철사, 못 등이 찔리면 결막이나 각막이 찢어진다. 이때 섣불리 압박하면 각막이 찢어질 수 있다. 또 인간의 눈은 양쪽이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에 종이컵에 구멍을 뚫어 부상당한 눈의 시야를 차단, 다른 한쪽 역시 수건으로 덮어줘야 한다.
또 인상 깊었던 것은 기도에 음식물이 막혔을 때 진행하는 응급대처법이다. 과거 학창 시절 우리가 배웠던 대처법은 ‘하임리히법’이었다. 하임리히법은 등 뒤에 서서 허리를 감싼 후 한 손으로 주먹을 쥐고 엄지를 배꼽과 명치끝의 중간 지점에 둔 다음 복부를 누르는 대처법이다. 이때 등을 두드리는 행동은 오히려 좋지 않다고 배웠다. 하지만 개정된 하임리히법은 등 두드리기 5회, 복부 밀어내기 5회 등을 진행해야 한다.
기자는 머뭇거리면서 하임리히법을 체험했다. 처음 보는 직원과 짝을 이뤄 진행한 만큼 힘 조절을 했다. 하지만 강사는 있는 힘껏 누르고 두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끄러움은 기자의 몫이었다.
교육에 참여한 바이엘 코리아의 한 직원은 “집에 아이가 있는 만큼 이번 교육은 매우 유익했다”며 “제약사를 다니고 있는 만큼 응급처치법에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지식들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혹시 자동심장충격기(AED)가 어디 있는지 아세요?”
시끄러웠던 강의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순간이었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나온 영등포보건소 임희경 교육본부장이 던진 질문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교육장에는 사람 크기와 비슷한 어른, 소아 모습을 한 연습형 모형이 누워있었다. 순간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사실 필자는 몇 달 전 충정로역에서 심폐소생술로 사람을 살린 경험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막상 교육을 받고 있자니 몇 가지가 틀렸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가슴압박은 고강도의 노동이다. 분당 100~120회의 속도로 가슴을 눌러야 하기 때문. 게다가 정확한 위치를 벗어나면 효과는 매우 미비하다. 또 성인 기준으로 5cm 엄지손가락 두 마디가 들어갈 정도의 힘으로 압박을 해야 한다. 심정지환자는 5분이 골든아워다. 그 안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환자는 의식이 돌아와도 치명적인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응급환자의 치료는 응급환자 발생 시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심폐소생술 같은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참고로 응급상황 대처법을 모르겠다면 섣부른 행동보다는 119나 응급의료 정보센터 1339에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기억하자.
■모두가 참여하는 교육, 다 함께 행복해요
9월 16일 두 번째 방문한 바이엘 코리아의 모습은 어제와 사뭇 달랐다. 회의실이 있어야 할 공간에 공터가 자리 잡은 것.
두 번째 날 바이엘 코리아는 ▲금연 클리닉 ▲절주 프로그램 ▲영양상담 프로그램 등을 준비했다. 왜 이리 양심이 가려운 것일까. 사실 바이엘 코리아가 준비한 프로그램과 기자와는 풀마라톤(42.195km)만큼 거리감이 있다. 전날만 하더라도 폭음과 흡연으로 들숨과 날숨에 알코올 잔향이 느껴졌다. 결국 절주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보건소 직원에게 한소리를 들어야 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술병의 하단에는 ‘지나친 음주는 간경화나 간암을 일으키며 운전이나 작업 중 사고 발생률을 높입니다. 또한 알코올 중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시돼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금연 클리닉에서 기자는 얼굴을 들지 못했다. 설문조사를 하면서 보건소 직원에게 무수한 지적과 흡연의 폐해, 경제적 피해 등을 들은 것. 흡연자라면 누누이 들었을 얘기가 가슴에 내리꽂혔다. 결국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고 니코틴 껌을 처방받았다.
마지막 영양상담 프로그램 순서가 왔다. 영양상담 프로그램은 개인 맞춤형 영양상담을 제공하고 1개월간 가정에 염도계 대여 서비스를 제공, 끼니당 적정 나트륨 섭취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에 바이엘 코리아는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한 염도계를 1개월간 대여하는 개별 맞춤형 영양상담과, 식품모형을 이용한 적정 섭취량 체험존 운영 등을 진행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만큼 식단 관리에 자신 있던 터라 의기양양하게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하지만 큰 충격을 받았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일일 나트륨 섭취량은 2000mg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4878mg으로 권장 수준의 2배를 넘는다. 지나친 나트륨 섭취는 심혈관질환, 위암, 신장결석, 골다공증 위험을 높인다. 당일 저녁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으려 했던 소망이 와장창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바이엘 코리아의 이번 교육 키워드는 ▲예방 ▲교육 ▲참여 등 총 3가지다.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키워드다. 하지만 우리는 그 당연한 것들을 지금까지 외면한 것은 아닐까. 임직원들의 건강이 안전한 업무환경을 만들고 환자들의 건강과 직결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바이엘 코리아 보건안전환경(HSE) 유혜경 총괄은 “이번 보건·안전의 날을 통해 심폐소생술, 식단 영양, 금연 및 절주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임직원들이 참여하며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건강과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환기하고 실천 의지를 강화할 수 있었다"며 "바이엘은 임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시 하고 있으며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바이엘을 안전하고 건강한 근무처로 유지하기 위한 빠른 가이드라인 구축과 임직원의 엄격한 규정 준수를 통해 사내 감염 사례를 0건 기록한 만큼 앞으로도 보건안전의 날과 같은 캠페인과 위험관리 시스템 구축 등 임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다각도로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헬스경향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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