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변인' 이동훈, "'가르치려 드느냐' 화내고 1시간 중 혼자 59분 얘기"..윤 대통령 암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대변인을 역임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5일 “1시간이면 혼자서 59분을 얘기한다. 원로들 말에도 ‘나를 가르치려 드느냐’며 화부터 낸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최근 윤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의 과거 경험을 토대로 윤 대통령의 문제를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전 위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중국 진나라 말 항우를 거론하며 “항우가 왜 실패했나. ‘스스로 공을 자랑하고 그 자신의 지혜만 믿었지 옛 것을 본받지 않았다’는 사마천의 간단명료한 진단이 가슴을 때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어찌 됐나. 오년졸망기국, 5년 만에 쫄딱 망했다. 우연찮은 5라는 숫자가 한번 더 가슴을 때린다”며 “누군가의 얼굴이 바로 떠오른다. 큰일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이 항우에 빗댄 인물은 윤 대통령으로 보인다. 이 전 위원은 지난해 6월 윤 대통령의 대변인으로 임명돼 그를 보좌했다가 메시지 혼선 논란으로 열흘 만에 사퇴했다. 항우와 겹쳐보인다는 5년은 대통령의 임기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위원은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에 대해 “‘나 때문에 이긴 거야. 나는 하늘이 낸 사람이야’(라고 한다.) 1시간이면 혼자서 59분을 얘기한다”며 “깨알 지식을 자랑한다. 다른 사람 조언 듣지 않는다. 원로들 말에도 ‘나를 가르치려 드냐’며 화부터 낸다. 옛일로부터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위원은 지난해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 금품 공여 사건에 연루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전 위원은 현직 기자로 재직 중 김씨로부터 고급 수산물과 골프채 등을 받은 의혹이 있다. 그는 김씨에게 홍준표 대구시장·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등 유력 정치인들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전 위원은 불거진 의혹에 대해 ‘여권 공작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7월13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가 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 참여를 선언한 그날이다.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공작이다”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날인 7월14일 JTBC 인터뷰에서 “이동훈 대변인이 없는 말 지어내서 할 사람도 아니라고 저는 보고 있다”며 “저에 대한 이런 공격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수사를 악용해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놀라웠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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