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성격 직장에서 지적받아요.. 부당한 충고엔 "왜저래" 필요

기자 2022. 10. 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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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인 성격을 자꾸 직장에서 지적받아요.

직장 밖에서 힘든 일이 있다고 해도 업무에서 티 내는 것도 자제해야 할 것이고요.

그러나 성격이나 내면에 대한 충고는 과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현재 어두워 보인다는 것은 직장 상사가 실제로 우울증에 대해 무엇을 알고 얘기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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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내성적인 성격을 자꾸 직장에서 지적받아요. 업무를 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업무의 분담이나 조절에서도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고요. 다만 같이 점심식사를 하거나 잡담을 하는 등 ‘스몰토크’가 힘들어서 그럴 때 가만히 있는 편입니다.

팀장은 점심식사나 회식 자리에서 왜 그렇게 재미없게 조용히 있냐며, 내성적이면 성공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저를 생각해서 해 주는 얘기니까 잘 들으라고 하며 억지로 웃으면서 재미있는 척을 하라고 해요. 그러나 저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험담이나 정치, 연예인 얘기에 전혀 흥미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먼저 말을 걸어라, 재미없어도 농담에 웃는 게 좋다, 내면이 어두워 보인다 등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사실 20대 초반에 우울증을 앓다 회복된 적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그게 입사 몇 년 전 일이라고 해도 그런 부분이 사회생활에서도 드러나는 것일까 걱정이 됩니다.

▶▶ 솔루션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을 위해 주지 않습니다. 너를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라면서, 자기 자신의 ‘충고 욕구’를 충족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말하는 순간에도 그게 상대방을 위한 것이라고 착각하니까 문제입니다. 성격은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어떤 조직이든 외향성과 내향성이 조화를 이루면서 유지되고 있을 텐데요. 타고난 성격을 부정당하고, 억지로 직장에 맞추기를 기대하는 충고를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사회생활에서 내 감정을 전부 드러내면서 살 수는 없겠지요. 직장 밖에서 힘든 일이 있다고 해도 업무에서 티 내는 것도 자제해야 할 것이고요. 그러나 성격이나 내면에 대한 충고는 과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우울증은 질병이어서 어떤 시기에 앓다가 또 다른 시기에는 전혀 우울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우울증이 있다면 치료받는 것이 맞지만, 한 번 우울증이라고 계속 우울증은 아닙니다.

즉 몇 년 전 흔적이 남는 질병은 아니지요. 정신건강 전문가들도 우울증에서 회복된 사람을 알아보기 힘듭니다. 현재 어두워 보인다는 것은 직장 상사가 실제로 우울증에 대해 무엇을 알고 얘기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비합리적인 충고를 듣고 힘든 까닭은 그 순간 타인의 말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말이 정말 무리한 요구이고 말도 안 된다고 확신한다면, 그 순간에 황당하고 놀라기는 하겠지만 다음 날까지 마음에 남거나 괴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도 계속 듣다 보면 맞는 말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사실, 부당하고 비합리적인 말에 대해서는 “저 사람 왜 저래”라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실제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얘기에 대해 “내가 왜 이럴까”로 고민하는 순간 내 감정의 소모가 심해지니까요.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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