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One] 스위스, 투표는 끝났지만 여전히 뜨거운 '女 정년 연장' 논쟁

신정숙 통신원 2022. 10. 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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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는 일 년 내내 투표가 진행되는 나라다.

그 가운데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이미 2004년과 2017년에도 투표에 부쳐졌던 '여성 퇴직연령 연장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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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선거 결과로 여성 퇴직연령은 65세로 늘어났지만..

(그뤼에르=뉴스1) 신정숙 통신원 = 스위스는 일 년 내내 투표가 진행되는 나라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에 치러진 국민투표의 안건은 4가지로,

그 가운데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이미 2004년과 2017년에도 투표에 부쳐졌던 '여성 퇴직연령 연장안'이다.

현재 스위스 여성의 퇴직연령 64세를 65세로 늘려 연금 재정 사정을 해결하고 남성과 동등하게, 즉 성평등 구현을 위해 마련된 법이다. 투표 결과 찬성 50.6%, 반대 49.4%로 삼세번 만에 결국 통과됐다.

이 안건은 정부, 국회 그리고 우익과 중도 정당들이 연금 개혁을 명분으로 2021년 12월에 추진한 법이었지만 스위스 노동조합 유니아(Unia)가 15만 명의 서명을 받아 국민투표에 부쳐졌다.

투표 안건 설명 소책자. ⓒ 신정숙 통신원

이 안건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의견은 '노령연금의 재정 안정화를 위해 증수뿐만 아니라 (연금 지급)절감의 필요성도 있고, 여성의 정년 연령을 64세에서 65세로 조정하면 남성과 동등해지고 재정적 보상 조치도 수반된다'며 찬성을 주장하는 내용이 이 책자에 담겼다.

반대로, 바로 아래 반대의견은 '이 법안은 이미 남성이 받는 연금의 3분의 1이나 적게 받는 여성들만 더 힘들게 하는 것이다. 이건 향후 정년 연령을 67세로 조정하기 위한 시작에 불구하다'며 반대했다.

그리고 마지막 아래쪽에 상하원의 찬반률이 게재돼 있다.

스위스 정부는 이번 개혁안은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하게 되고 평균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향후 증가할 연금 지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유니아의 대표 바니아 알레바 (Vania Alleva)는 투표전 스위스인포(swissinfo)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의견을 밝혔다.

"스위스 연금 시스템에는 구조적 문제가 없다. 2021년에도 이익이 발생했고, 정부의 예측은 지극히 비관적이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대비해 해결할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우선 기존의 임금차별부터 없애야 한다. 실제로 남녀 동일임금은 법과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스위스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 19% 적게 벌고 있다. 이 개혁을 찬성하는 우익 여성들은 아마도 높은 급여를 받고 재정적 걱정이 없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일 것이다."

스위스 경제부에 따르면 2020년 여성의 평균 연금 수령액은 남성보다 34.6% 적었다. 이와 같은 차이는 성별 임금, 고용 차별, 경력 단절 등으로 인해 여성이 임금을 더 적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OECD 국가들의 평균 성별 임금 격차는 25%에 반해, 스위스는 32%로 남녀 격차가 더 크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베른에서 열린 시위. ⓒ 신정숙 통신원

선거가 끝난 다음 날 수도 베른에는 노동조합과 여성단체들의 시위가 있었다. 성별 임금 격차를 먼저 해소하라는 요구와 함께 내년 6월14일 대규모 여성 파업을 예고했다.

어디서부터 차별이 시작되었는지, 남녀 성별을 가리지 않고 서로 동등한 존재로 살아가는 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인 스위스에서도 쉽지 않는 것 같다. 출발선에서부터 만들어진 차별을 억지로 맞춘다고 평등해질 수 있을까?

sagadawa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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