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불사조 대장' 쿠드롱 "팀리그, 어렵지만 팀원들 스스로 설 수 있게"
(MHN스포츠 강촌, 권수연 기자) '세상에 없던 당구'
현재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는 프로당구협회(PBA)가 내건 슬로건이다. 출범 당시부터 당구팬들의 눈길을 모았던 PBA는 지난 2019년 개인투어로 첫 막을 올렸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각계 당구스타가 한 팀이 되어 경기를 진행하는 팀리그가 창설됐다. 내로라하는 고수 중 고수들이 모여 큐와 머리를 맞대는 흥미진진한 모습이 매 시즌 그려졌다. 각 팀 리더는 보통 해당 팀에서 가장 연륜있거나 성적이 좋은 선수가 도맡는다.
물론 리더 자격에 엄격한 제한이 걸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리더란 늘 왕관의 무게를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여전히 당구계 4대천왕으로 불리고 있고, PBA로 건너오며 당구팬들의 '강함의 기준'이 된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웰컴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개인투어에서도 종횡무진하는 그는 팀리그가 열릴 때는 '캡틴'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현재 그는 각 팀 리더 중 유일하게 외국인이다.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팀리그 2022-23' 3라운드 6일 차 경기 후 본지 기자와 만난 쿠드롱은 "내일 마지막 경기가 남아있기에 우승을 위해 오늘 경기를 이겼으면 부담이 덜 했을텐데, 경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어 연연하지 않는다"며 "아쉬운만큼 내일은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쉽게도 웰컴저축은행은 마지막 날 NH농협카드에게 세트스코어 4-2로 패하며 공동 4위로 전기리그를 마무리했다.
팀마다 각자 뒷풀이(?)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웰컴저축은행은 경기가 끝난 직후보다는 한 차례 쿨다운 타임을 가진 후 피드백이 오간다.
쿠드롱은 "경기가 끝나면 이기든 지든 (팀원들이) 감정적으로 올라와있기 때문에 개인 시간을 한 차례 가지고, 외곽으로 나가 팀 연습을 소화할 때 피드백이 오가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벌써 PBA에서 네 시즌째다. 2019-20 원년 시즌에 PBA 무대에 발을 디딘 쿠드롱은 지금까지 꾸준히 한국에서의 리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일단 팀리그에 대해 조금 말하자면 일주일 동안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사실 쉬운 일정은 아니다"라며 털어놓았다.
아울러 "나는 캡틴(주장)이지만 경기에 나선 선수 당사자가 되어 '이렇게 쳐라, 저렇게 쳐라' 할 수는 없다, 본인 스스로 자립해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주로 멘탈 부분에서 서포트를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마 어느 팀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다"라며 "나는 경험이 많기에 그런 경험 위주로, 좋은 방향으로 팀을 리드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PBA팀리그는 차분한 분위기의 개인 투어와 다르게 팀원들의 감정이 상당히 극변하는 편이다. 중계 화면을 통해 간절히 손을 모으는 팀원, 기선제압과 더불어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크게 소리치는 팀원, 상대팀 선수가 득점해도 박수를 치는 팀원 등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비춰진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이겼을땐 너무나 좋고, 졌을 때는 다운되는 편이다"라며 "지나치게 팀원들에게 간섭하기보단 스스로 자립해서 경기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난 평소 차분하고 부드러운 편이지만, 팀리그때는 (제스쳐나 세리머니 부분에서) 파이팅해서 좋은 에너지를 팀원들에게 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연맹에서의 모든 업적을 내려놓고 한국, PBA라는 완전히 새로운 무대에 발을 디디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망설임은 없었다. 쿠드롱은 "연맹(UMB)을 나쁘게 얘기하는건 아니다. 다만 기존 PBA가 시작했을때 비전과 상금, 연봉과 미디어 노출에 대해 프레젠테이션 설명이 들어왔고 그 부분에 대해 강력히 동의했기에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그는 일산에 머무르며 대회 텀이 길어지면 고향인 벨기에에도 종종 다녀온다. 그는 "한국에서의 생활은 적응을 잘 했고, 편안한 상태"라며 "다만 (아직) 식사나 언어 쪽에서 문화가 달라 힘든 부분은 어쩔 수 없다, 기름진 음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아내와 집에서 거의 해먹는 편이다"고 웃어보였다.
휴식을 취할 때도 매일 다음 대회를 생각하며 연습에 매진한다는 그는 "가끔 이 부분에 대해 지루한 삶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난 이런 삶을 좋아하고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PBA팀리그 전기리그 일정을 모두 마친 그는 오는 25일부터 열릴 2022-23시즌 PBA투어 4차전을 곧장 대비한다. 물론 팀리그 후기리그에 대해서도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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