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몰래 수명 갉아먹는 작은 습관들
평소 나쁜 습관들이 조금씩 쌓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수명이 줄어들 수 있다. 매일 먹고 마시는 습관, TV를 보는 습관, 하찮은 위생 습관 등이 모두 건강과 수명에 직결된다. 겉으로 보기엔 썩 해롭지 않을 수 있으나, 건강 수명을 갉아먹는 독소가 될 수 있다.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건강 사이트 '더헬시(thehealthy)'의 자료를 토대로 '건강 수명을 해치는 나쁜 습관 9가지'를 알아본다.
1.한밤 중 간식
멕시코 국립자치대 연구 결과에 의하면 참기 힘든 달콤한 맛 또는 짠 맛의 야식은 심장병,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멕시코 국립자치대 루드 부이스 교수는 "한밤중에 야식을 즐기면 중성지방(트리글리세라이드)의 수치가 높아져 심장병과 당뇨병에 걸리기 쉽다"고 말했다. 중성지방은 지방 조직(대부분 배 주변)에 쌓이는 위험한 혈중 지방으로 쉽게 제거할 수 없다. 밤에는 되도록 적게 먹고,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 사이에 약 11~12시간 동안 음식을 먹지 않고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게 건강에 가장 좋다.
2.TV 몰아보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인기를 얻은 넷플릭스 등에 푹 빠지면 소중한 잠을 빼앗길 수 있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TV 시청에 빠진 젊은 성인은 피로감, 불면증, 질 낮은 수면, 잠에 들기 전에 정신이 말똥말똥해지는 증상 등을 겪는다. TV 시청에 중독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수면의 질이 나빠질 확률이 98% 더 높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아일렌 로젠 부교수(임상의학)는 "잠을 하룻밤 설치면 낮에 심한 졸음이 몰려와, 치명적인 자동차 사고나 작업장 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훨씬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하룻밤이라도 잠을 자지 못하면 술에 만취한 사람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 로젠 부교수는 "만약 잠을 자지 않고 TV 몰아보기를 하라고 부추긴다면 이는 음주운전을 조장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만성 수면 부족인 사람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하룻밤 '수면 박탈'에 따른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수면의학회는 성인의 경우 하루 7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잠을 자도록 권장하고 있다.
3.짠맛 즐기기
모든 음식에 소금을 넣어 먹으면 건강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미국 의사협회지에 실린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짠 음식을 많이 먹는 식습관이 전체 식단 관련 사망의 9.5%를 차지한다. 심장병, 뇌졸중, 제2형 당뇨병으로 인한 모든 사망 사례의 45.4%가 10가지 식품군을 너무 많이 또는 너무 적게 먹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 소금을 많이 먹으면 심장과 신장이 손상될 수 있다. 소금은 식단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4.대충대충 손 씻기
손을 씻는 둥 마는 둥 씻으면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하면 음식때문에 생기는 병(식원병)의 대부분이 깨끗이 씻지 않은 손을 통해 퍼진다. 비누와 물로 손을 깨끗이 씻으면 설사병으로 숨질 위험을 50% 줄일 수 있다. 적절한 손 씻기는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유행 때 이 병의 예방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코로나 대유행 때도 이런 위생 습관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5.치실 건너 뛰기
잇몸병을 앓으면 각종 질병으로 숨질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뉴욕시 치과의사 사울 프레스너는 "치실을 규칙적으로 사용하면 건강한 사람의 기대수명이 최대 6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치실을 쓰면 구강 내 미생물 감소로 입 안의 염증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잇몸에 염증이 적게 생기면 출혈 가능성이 낮고,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입안에 훨씬 덜 침입한다.
6.안전하지 못한 성관계
콘돔을 사용하지 않거나 약물을 사용하는 등 위험한 성관계를 하면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에이즈는 더 이상 '사형 선고'로 간주되지 않고 치료도 가능하지만, 건강과 예상수명에는 여전히 큰 위험이다. 이밖에 다른 성병, 간염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믿을 수 있는 파트너와의 성관계가 아닌 모든 성행위에는 반드시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7.손톱 물어뜯기
손톱을 물어뜯으면 구강 박테리아, 연쇄상 구균, 포도상 구균 등이 피부에 침투할 위험이 높아진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의대 애덤 프리드먼 부교수(피부과)는 "손톱을 물어뜯는 나쁜 습관은 손발톱주위염, 손가락·발가락의 급성 화농염 등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테리아가 핏속에 들어가 패혈증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8.함부로 여드름 짜기
여드름 짜기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이는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프리드먼 교수는 "공격성이 강한 박테리아가 여드름 짜기로 손상된 피부 장벽을 통해 몸 안으로 침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낭에 사는 것을 좋아하는 그람 양성 박테리아인 여드름균(P.acnes)은 물론 포도상 구균 등이 몸 안에 들어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메티실린(페니실린이 잘 듣지 않는 감염에 쓰는 합성 페니실린)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은 농양, 종기 등 피부 감염을 호시탐탐 노린다. 이 포도상 구균은 여드름이 터지면 망가진 피부 장벽을 통해 혈관, 눈, 중추신경계까지 매우 쉽게 진입한다.
9.아침식사 거르기
보스턴 공인 영양사 다나 그린은 "아침 식사는 하루 종일 식욕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식사"라고 말했다. 아침을 거르면 나중에 더 많이 먹어 체중이 늘어날 수 있다. 과체중이나 비만은 심장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위험을 높인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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