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절한 돌싱 연기, 다 'X' 덕분이죠"[박주연의 메타뷰](22)

2022. 10. 5. 06: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미란다 역 열연.. 뮤지컬 '믿보배' 신영숙
“다올빠이어~?”

뮤지컬 배우 신영숙씨가 지난 9월 20일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공연장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있다. 이 공연장에서는 그가 워킹맘 미란다로 출연 중인 코미디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공연 중이다. / 문재원 기자


그가 무대 위에서 수화기를 든 채 혀를 굴리며 발음하는 순간 관객은 빵 터졌다. 코미디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11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보모 할머니로 목소리를 꾸민 채 전화한 전남편에게 이름을 묻는 순간, 수화기 건너편에서 한 남성을 쫓던 여성이 “다 오빠예요!”라고 외치자 내뱉는 대사다. 신영숙씨(47)는 이 작품에서 철부지 남편과 이혼한 워킹맘 미란다 역으로 출연 중이다. 수시로 여장한 채 배꼽을 잡게 하는 남자 주인공이 중심인 이 공연에서도 그의 찰진 연기는 빛난다.

지난 9월 20일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분장실에서 신영숙씨를 인터뷰했다. 그는 흥이 많고 유머러스했다. 자주 손뼉을 치며 “아하하하…” 하고 크게 소리 내 웃었다. 간혹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폭발적 가창력으로 〈모차르트!〉에서 ‘황금별’을 부르고, 〈레베카〉에서 ‘레베카’를 부르던 엄숙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반응이 좋아요. 객석에서 소리 내 웃는 관객도 많고, 예매율도 높고.

“초연작은 배우들이 연기하기 쉽지 않은데 황석희 번역가의 번역이 신의 한 수였어요. 미국식 웃음코드를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잘 손보셨거든요. 주인공인 다니엘 역을 맡은 임창정, 정성화, 양준모 세분의 개인기도 워낙 탁월해요. 사실 미란다 역은 다니엘이 무대에서 실컷 웃길 수 있도록 역으로 톤다운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제가 유일하게 관객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이 ‘다올빠이어~?’랍니다.”

-지난해 블랙 코미디 뮤지컬 〈비틀쥬스〉를 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주로 어둡고 그로테스크하고 묵직한 역할을 연기해왔잖아요. 이번에 밝은 연기를 하니 어떤가요.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 워킹맘 미란다를 연기하는 신영숙씨와 보모 할머니로 위장한 전남편 다니엘을 연기하는 정성화씨 / 샘컴퍼니 제공


“웃음이 주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느껴요. 저는 일중독으로 살아왔어요. 이 작품 하면서 조금 쉴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낮공연과 저녁공연 이렇게 하루 두차례 무대에 서는 날도 적지 않은데, 공연 시간 내내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요. 배우에게 그게 얼마나 큰 힐링인지 다시금 깨달았어요. 고단한 줄 모르고 열심히 하다가 운전하며 퇴근할 때 ‘왜 이렇게 피곤하지?’ 하는 거죠. 그때 제 얼굴은 (두 손으로 입 양끝을 위로 올리며) 이렇게 미소짓고 있더라고요(웃음).”

-미란다는 2막에서 보모 할머니로 위장한 전남편에게 자신이 이혼할 수밖에 없었던 속내를 설명하는 곡 ‘Let’s Go’를 울면서 부르지요. 결혼을 안 했는데도 감정이입이 수월하던가요.

“엑스(ex)남친이 참 많은 도움을 줬어요. 아하하하… 연기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결혼을 안 했지만 연애를 안 하고 사는 사람은 아니니까요. 그 연애 속에서 너무 많은 일을 겪었어요. 감정을 담아 ‘Let’s Go’를 부르는데 엑스남친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실제로 그가 이 노래를 부를 때 따라 우는 여성들이 있다. 엄마가 너무 많이 울자 아들이 눈물을 닦아주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만큼 그의 연기가, 노래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방증이다. 이 뮤지컬 넘버는 “그저 바라만 보아도 그냥 좋았던 그 시간들/ 서서히 멀어져 밤새워도 모자랐던 수많은 얘기들/ 이제 서로 할 말도 없어요/ (중략)/ 저는 늘 일해야만 했고 그는 늘 실직했죠/ 그리고 저는 늘 심각했고 그는 늘 행복했어요/ 모든 문제는 다 내 몫이었고/ 울면서 밤을 지새운 게 한두 번이 아니에요” 등의 가사로 이뤄져 있다.

배우 신영숙씨의 뮤지컬 인생에 일대 전환점이 된 <모차르트!>. 대표 넘버 ‘황금별’을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소화해내 이후 ‘황금별 여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신영숙씨가 뮤지컬 <레베카>에서 어둡고 음울한 댄버스 부인을 연기하고 있다. / EMK 제공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여주인공 도나 역을 열연 중인 신영숙씨(가운데) / 신시컴퍼니 제공


신영숙씨는 뮤지컬 팬들 사이에 ‘극장 지붕을 뚫는 성량’,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라는 칭송을 듣는다. 그만큼 탄탄한 연기력과 파워풀한 가창력, 명확한 딕션(정확성과 유창성을 두루 갖춘 발음)을 자랑한다.

그는 1975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 1남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용산 미8군에서 행정 일을 했다. 신창초등학교 재학 시절 이웃집 친구가 피아노 치는 것을 부러워하자 어머니는 그를 피아노 학원에 보냈다. 체르니 40번까지 쳤다. 그는 음악이 좋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교내 행사에서 고교생 언니의 교과서에서 보고 익힌 ‘비목’을 불렀다. 한 교사가 그를 불러 복식호흡하는 법을 알려줬다. 이후 동급생들 앞에 나서서 노래하는 일이 잦았다. 교내 노래 대회에서 동상도 받았다. 워낙 성격이 활달하고 적극적이었다. 방학중학교에 진학해서는 합창단 지휘를 했다.

-노래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은 언제 했나요.

“정의여고에 진학해서예요. 중창단 활동을 하며 지휘까지 했는데 노래하는 게 너무 즐거운 거예요. 음악선생님도 제가 성악을 하면 좋겠다고 하셨고요. 그래서 추계예술대 성악과(94학번)에 들어갔어요. 졸업하면 이탈리아로 유학 가려고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했어요. 어린이집에서 노래를 가르쳐 동요대회 입상시키고 어머님들에게도 ‘저를 잘 따라해 보세요~’ 하며 마음을 사니까 원장 선생님 이쁨을 많이 받았죠. 아하하하….”

-1998년 대학을 졸업했지요. 그래서 유학은 다녀왔습니까.

“아뇨. 대학 다닐 때 제가 진성 보컬로 노래하기도 했는데, 그때 선배들이 ‘너는 뮤지컬 해도 잘하겠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어요. 어느 날 뮤지컬 〈명성황후〉 오디션 공고가 떴어요. 〈명성황후〉는 약간 클래식한 작품이니까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오디션을 봤는데 앙상블에 더해 조연인 손탁(조선의 러시아 초대공사 베베르의 처형으로 명성황후에게 서양문물과 풍속, 역사를 들려준 인물) 역할도 맡게 된 거예요.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 상당히 위축됐는데, 1999년 공연 첫날 무대에 선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어요. 내가 할 게 이거구나 싶었죠.”

그는 2000년 서울예술단에 입단했다. 노래, 연기, 무용 등 뮤지컬 배우로서 갖춰야 할 기본기에 대한 갈증이 많았다.

-서울예술단에는 얼마나 있었던 건가요.

“7년 8개월이에요. 그곳에서 단련한 것들이 뮤지컬 배우로서 살아가는 데 큰 자양분이 됐어요. 국수호·채상묵 선생님 같은 한국춤 대가들로부터 한국무용을 배우고 국립발레단 무용수들로부터 발레를 익혔어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도 많았고요. 민요와 판소리는 물론 경극, 선무도, 스포츠댄스까지 두루 터득할 수 있었어요.”

-당시 어떤 작품들을 했나요.

“거의 입단하자마자 주연을 맡았어요. 〈흥부놀부전〉을 서커스와 접목한 작품이었는데 연출가가 독일인이었어요. 오디션을 통해 제가 흥부 부인 역을, 선배들이 제 자식으로 출연했어요(웃음). 신입단원이 주인공 역을 꿰찬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어요. 박칼린 선생님께 배운 판소리에 몸을 사리지 않고 연기하니까 연출가가 좋게 보신 것 같아요. 이후 〈로미오와 줄리엣〉, 〈태풍〉, 〈바리〉 등 많은 작품에서 주·조연을 했어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몸에 솜을 집어넣어 체격 좋은 중년 유모 연기를 했는데, 코믹 연기가 제 기질과 맞다 보니 무대에서 막 날아다녔어요(웃음).”

-신영숙이라는 이름 석자가 뮤지컬 팬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것은 2010년 국내 초연된 뮤지컬 〈모차르트!〉예요. 서울예술단에서 나와서 2~3년의 시간이 흐른 후였는데 그 사이 무명의 설움은 없었습니까.

“낙천적인 성격이다 보니, 처음에는 못 느꼈어요. 꾸준히 작품을 했고, 〈캣츠〉에서는 주요 배역 중 하나인 그리자벨라 역도 맡았으니까요. 그런데 오디션에서 최종 5명 안에 들었는데 탈락하는 일이 반복됐어요. 심지어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에서 1등을 하고도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다른 배우에게 주인공 역할이 돌아가는 일도 있었어요. 제작사 대표님이 저한테 따로 미안하다고 했어요. 티켓이 많이 팔려야 하니까 이해는 하지만, 좌절감이 깊었죠.”

1999년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앙상블과 손탁 역을 맡아 뮤지컬에 데뷔한 신영숙씨는 그로부터 16년 만인 2015년 <명성황후> 20주년 공연에서 타이틀롤을 맡았다. / 에이콤 인터내셔널 제공


-어떻게 추슬렀나요.

“‘그래도 너는 실력이 있어서 1등을 했잖아, 그렇다면 가능성이 있는 거야. 나는 이 일을 너무 사랑하니까 열심히 하면 되는 거지.’ 이렇게 계속 마인드 컨트롤을 했어요.”

〈모차르트!〉는 그의 뮤지컬 인생에 일대 전환점이 됐다. 발트슈테텐 남작 부인 역을 맡아 대표 넘버인 ‘황금별’을 빼어나게 불러 ‘황금별 여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열성팬을 지닌 ‘동방신기’ 전 멤버 김준수씨의 뮤지컬 데뷔작인 터라 시야 방해석까지 오픈해야 할 정도로 티켓은 삽시간에 동났다. 더불어 신영숙씨의 인지도도, 인기도 수직상승했다.

-노래방에서 ‘황금별’을 선곡하면 신영숙이라는 이름이 뜬다죠. 이 작품과 이 넘버로 무명의 설움은 확실히 벗었습니다.

“다른 오디션을 준비할 때는 노래가 저에게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 새벽 3시까지도 불렀어요. 완벽히 습득해야만 오디션장에서도 자신감이 생기니까요. 그런데 ‘황금별’은 몇 번 안 불렀는데도 부드럽게 소화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연습을 많이 하지 않고 오디션을 봤는데, ‘노래 연습 굉장히 많이 했나 봐요’라고 하더라고요. 저에게는 운명적인 노래였던 거죠.”

-2013년 국내 초연한 서스펜스 뮤지컬 〈레베카〉에서 댄버스 부인으로 분해 저음과 고음을 오가는 다채로운 선율과 폭발적 성량으로 대표 넘버 ‘레베카’를 부르는 장면도 압도적이었어요(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신영숙씨의 노래를 들으며 ‘댄버스 부인의 목소리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모차르트!〉, 〈레베카〉, 〈엘리자벳〉 등 실베스터 르베이의 작품은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넘버로 이뤄져 있어요. 성악을 전공한 저와 색깔이 잘 맞았던 거죠.”

댄버스 부인은 조역이지만 가창력이 빼어난 톱스타들이 맡을 만큼 실제로는 주역보다 더 주목을 끄는 역할이다. 국내 역대 공연에서도 신영숙, 옥주현, 차지연, 알리, 리사, 장은아씨 등이 이 역할을 맡았다.

지난 9월 20일 인터뷰가 진행된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분장실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신영숙씨가 거울 앞에 앉아 있다. / 문재원 기자


-악하고 음울한 댄버스 부인을 비롯해 〈캣츠〉의 그리자벨라, 〈웃는 남자〉의 조시아나 등 어둡고 슬픈 혹은 파괴적인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는데, 무대의 연기가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30대 중반에 우울한 병든 고양이 그리자벨라를 연기할 때는 분장실 불조차 끄고 지냈어요. 저 자신을 톤다운시키려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과했던 거죠(웃음). 당연히 일상에도 영향을 미쳤어요. 실제로 외국의 어느 배우는 그리자벨라를 연기하며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해요. 그래도 저는 요즘에는 그날그날 공연 후에는 감정적으로 잘 빠져나오는 편이에요.”

-장기간 공연하며 노래를 쉼없이 부르다 보면 목에 무리가 갈 수도 있고 실제로 그로 인해 공연이 중단된 경우도 있어요. 평소 어떻게 관리합니까.

“저는 다행히 지금까지는 펑크를 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오랜 훈련을 통해 호흡의 양만큼 소리를 내기 때문이에요. 자기 호흡보다 과하게 소리를 낼 때 목이 쉬는 거거든요. 제가 일주일에 한 번 동양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그러면서 저도 훈련을 하는 거죠. 저는 과거보다 제 소리가 더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노래할 때 비브라토가 많고, 디테일을 잘 못 살린다는 개인적 불만이 있었거든요.”

-딕션이 좋아요. 비법이 뭔가요.

“저는 노래 가사를 대사로 많이 연습해요. 그러면 멜로디로 인해 자칫 놓칠 수 있는 미세한 감정들을 정확히 알게 되죠. 그런 다음 노래할 때 그 감정을 살려요. 연습이 완벽하면 무대에서 놀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연습을 아주 많이 해요. 공연 처음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몇 번씩 반복하죠. 오죽하면 동료들이 ‘너는 하루에 공연을 몇 번을 하는 거냐’고 놀려요(웃음).”

올해 그는 마음을 다치는 일이 있었다. 〈엘리자벳〉 10주년 공연을 앞두고 스타 배우의 ‘인맥 캐스팅 논란’이 불거졌다. 이른바 ‘옥장판’ 논란이다. 배우 김소현씨와 함께 신영숙씨는 이전 〈엘리자벳〉 공연에서 타이틀롤을 맡았고,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두 사람이 10주년 공연 라인업에서 제외되자 관객들은 의아해했다. 이후 뮤지컬 배우 김호영씨가 SNS에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파장이 커졌다. 엘리자벳 역에 절친 이지혜씨와 함께 캐스팅된 옥주현씨가 김호영씨를 고소했다. 그러자 남경주, 최정원, 박칼린씨 등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이 호소문을 냈고, 후배 배우들이 동조했다. 이에 대해 묻자 신영숙씨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거듭된 질문에 ‘비보도’를 전제로 들려준 내막은 씁쓸했다. 이 일이 있은 후 신영숙씨는 〈엘리자벳〉 제작사인 EMK와 같은 회사로, 자신의 소속사였던 EMK엔터테인먼트에서 나왔다.

-공연이 시작되면 체력 소모가 큰데,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다행히 체력은 좋은 편이에요. 그런데 제가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해요. 살을 좀 빼야겠다 싶으면 등산을 해요. 등산하고 먹는 것을 조절하면 단기간에 15㎏까지 빠지거든요. 또 살 빼는 데는 도움이 안 되지만 요즘에는 골프에 빠졌어요. 치다 보면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이에요. 아직은 백순이(18홀 돌면서 100타 이상 치는 초보골퍼)지만요. 아하하하….”

-차기작은 정해졌습니까.

“11월 6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예요. 왕년의 스타인 도로시 부룩을 연기해요. 이제 막 연습에 들어갔어요. 그 이후 작품도 정해졌지만, 아직은 공개할 수 없어요. 역시 전 일복은 타고났나 봐요. 감사한 일이에요.”

올해로 23년차 베테랑.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무대에 오르면 떨린다고 했다. 그런 그가 무대에 오르기 전 항상 하는 기도가 있다고 했다. “순간순간 살아 있는 연기를 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는 “매일 반복되는 라이브 공연이다 보니 행여 습관적으로 연기하게 될까봐 스스로 경계하는 일종의 주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그는 “너무 많은 속 이야기를 한 것 같다, 내가 이래서 문제”라며 또 아하하하… 하고 허리를 젖히며 호탕하게 웃었다.

박주연 선임기자 jypark@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

인기 무료만화

©주간경향 (weekly.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