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 수위 끌어올린 北..이번에는 日 머리 위로 IRBM 넘겼다
비행거리 4500여km 관측
韓·美, 10시간 만에 맞대응
공군 합동훈련 대북 경고
합동참모본부는 4일 오전 7시23분 북한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에서 발사돼 일본 상공을 통과한 IRBM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비행거리는 4500여㎞, 고도는 970여㎞, 속도는 마하 17로 탐지됐다. 미 전략자산 발진기지인 괌을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이 일본 도호쿠(東北)지방의 아오모리(靑森)현 상공을 통과해 7시44분 동쪽 3200㎞ 해상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쪽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나친 것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최대사거리 비행한 IRBM… 북 ICBM 완성 노리나
기술 개발과 검증을 위해선 미사일 실사격이 필요하다. 북한이 IRBM 최대사거리 발사를 통해 재진입체와 탄두, 유도장치가 오랜 시간 고온·고압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 핵탄두 탑재 탄도미사일이 실전에서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를 토대로 ICBM 재진입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도 있다. 이는 미 본토를 겨눈 북한 핵위협이 실질적 의미를 갖는 것을 뜻한다. 미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쏜 IRBM) 재진입체가 정상적인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면, 북한은 IRBM과 ICBM의 성공에 가까워졌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급속한 위협 확장… ICBM·핵실험 조기 감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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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5K 합동직격탄 투하 북한이 4일 오전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1발을 일본 열도 너머 태평양 쪽으로 시험발사한 가운데 한국 공군 소속 F-15K가 이날 오후 서해 직도사격장으로 출격해 가상표적에 공대지 합동직격탄(JDAM) 2발을 투하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의 IRBM 발사 10시간 만에 F-15K·F-16 4대씩을 투입해 합동직격탄을 투하하는 정밀폭격 훈련을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
북한이 이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끝난 뒤인 이달 말쯤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유관 각 측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방향을 견지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피차 우려를 균형 있게 해결하길 희망한다”며 북한 핵실험 용인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비욘드 패럴렐’(Beyond Parallel·분단을 넘어)은 3일(현지시간)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지난달 19∼29일) 분석 결과 최근 복구된 3번 갱도에 이어 4번 갱도에서도 건설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美 전문가 “北 SRBM 실전배치 단계”
루이스 국장은 “중요한 것은 북한이 밤에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나서면, 이는 더 이상 미사일 시험이 아니라 미사일을 사용할 군부대들의 훈련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이미 해당 단거리 미사일들이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러한 발사들은 미사일 시험이라기보다는 군사 훈련이나 연습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동해에 미군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은 4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5년 만에 머리 위를 지나 태평양에 낙하하자 충격에 빠졌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7시23분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감지한 직후인 7시27분, 29분 두 차례에 걸쳐 궤도상에 있는 홋카이도(北海道), 도호쿠(東北) 지방의 아오모리(靑森)현 지역 주민 등에게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을 통해 “건물 안에 있거나 지하로 대피하라”는 피난 지시를 내렸다. 전국순시경보시스템은 방재, 국민보호와 관련된 정보를 인공위성을 통해 수 초 안에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하는 체계로 일본의 모든 지자체가 도입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일본 견제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지난달 30일 일본도 가담하는 형태로 한·미·일이 대북 잠수함 작전을 가정한 공동훈련을 5년 만에 실시한 것에 대한 강한 견제로 보인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다시 하면 일본으로서는 더욱 큰 우려 사안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것을 계기로 소위 반격능력(적기지공격능력) 보유 등 일본 정부의 방위력 강화 정책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반격능력은 원거리 타격을 가능하게 해 미사일 등을 통한 공격을 억제하겠다는 개념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는)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라며 “반격능력을 포함해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위한)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찬·홍주형·이우중 기자, 도쿄·워싱턴·베이징=강구열·박영준·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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