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타 원맨팀' 잊어라! 무한경쟁 예고한 KB손해보험, 무조건 봄배구 간다! [V리그 개막 특집]

이승우 기자 2022. 10.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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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의 2022~2023시즌 과제는 케이타의 공백 지우기다. 새로운 외국인선수 니콜라 멜라냑과의 활약과 무한 경쟁 주도 속에서 국내 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가 관건이다. 사진제공 | K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은 2021~2022시즌 창단 후 최고 성적인 정규리그 2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프로 사령탑으로는 첫 시즌을 보냈던 후인정 감독(48)이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괴력을 뽐내던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노우모리 케이타(21·블루발리 베로나)와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2022~2023시즌 과제는 분명해졌다. ‘케이타 원맨팀’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원팀’으로 ‘봄배구’에 나설 수 있을지가 관심을 모은다.

●‘케이타 원맨팀’은 잊어라!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에서 케이타의 엄청난 존재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정규리그 36경기에서 1285득점, 공격성공률 55.51%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공격점유율(57.13%)을 보면 KB손해보험 공격에서 그가 얼마나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지 금세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후 감독은 케이타에게만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경계했다. “케이타가 그만큼 잘했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국내선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축구, 농구 등 다른 종목에선 한 선수만 잘해도 득점하는 경우가 있지만, 배구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프로 사령탑 데뷔 시즌 자신의 점수를 ‘50점’으로 매긴 후 감독은 새 시즌 과제로 ‘케이타 공백 메우기’를 꼽았다. “솔직히 말해 케이타 덕분에 좋은 성적을 냈다”며 “국내선수들과 새 외국인선수의 호흡이 중요하다.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보내야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KB손해보험 황택의. 스포츠동아DB
●‘코트의 리더’ 황택의 손에 니콜라 활약 달렸다!

KB손해보험은 2022년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세르비아 출신 니콜라 멜라냑(23)을 선발했다. 공격에서 파워가 강점인 선수다. 후 감독은 “영상으로 봤을 때보다 컨디션은 떨어져있지만,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굉장히 성실한 선수다. 코치진이 주문한 부분을 성실히 따르고,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도 많이 한다”고 니콜라의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한국생활 적응에도 문제가 없다. 후 감독에 따르면, 니콜라는 훈련을 마친 뒤 김도훈(24), 신승훈(22) 등 또래 선수들과 함께 여가시간을 보내며 팀에 녹아들고 있다.

그럼에도 한계는 분명하다. 동물적 감각으로 토스의 질에 구애받지 않고 공격을 성공시켰던 케이타와 달리 니콜라는 영점을 맞추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후 감독은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26)의 역할을 강조했다. 빠른 토스가 강점인 황택의가 ‘슬로스타터’인 니콜라의 플레이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가 관건이다. 후 감독은 “팀에 주장이 있지만, 코트 안에선 세터가 팀의 리더다. 황택의, 니콜라 등 공격수들이 얼마나 호흡을 잘 맞추느냐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택의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도 니콜라와 호흡이다. 황택의는 “니콜라는 코트 안에서 좋은 기운을 많이 주는 선수다. 굉장히 파워풀해서 공을 올려주면 시원시원하게 때리기 때문에 세터로서 재미가 크다”며 “이번 시즌에는 토스를 더 세심하게 주려고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 사진제공 | KOVO
●실력차는 종이 한 장, 무한경쟁 열렸다!

새 시즌 KB손해보험의 힘은 국내선수들의 ‘무한경쟁’에서 나온다. 독보적 기량의 황택의가 버티는 세터, 니콜라가 있는 아포짓 스파이커를 제외하면 부동의 주전은 없다. 후 감독은 “선수들에게 ‘잘하는 선수가 출전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포지션별로 실력차가 거의 없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미들블로커(센터) 선수들의 기량은 비슷하고, 리베로 역시 김도훈의 실력이 많이 늘어서 정민수와 출전시간을 나눠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지가 탄탄한 황택의라고 해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세터진의 양준식(31)과 신승훈은 황택의의 국가대표팀 차출기간 구슬땀을 흘렸다. 황택의는 “대표팀에 다녀온 뒤 솔직히 많이 놀랐다”며 “(신)승훈이나 (양)준식이 형 모두 장점이 뚜렷한 선수라 보고 배우고 싶은 부분이 많다. 서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 감독과 코치진이 이끌어낸 변화다. 후 감독은 “내가 선수시절에 했던 플레이를 못하더라도 선수들을 나무라지 않는다. 그리고 감독-선수뿐 아니라 감독-스태프의 관계도 좋아야 한다”며 선수단을 이끄는 철학을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팀의 문화가 바뀌고 경쟁구도가 생기면서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한다. 몰래 야간훈련을 하는 선수도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KB손해보험 선수단은 8월 30일부터 9월 2일 제주에 훈련캠프를 차리고 2022~2023시즌을 준비했다. 사진제공 | KB손해보험
●무조건 ‘봄배구’ 간다!

치열한 경쟁구도를 바탕으로 KB손해보험은 2022~2023시즌에도 ‘봄배구’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에 우승을 내줬던 쓰라린 기억을 씻어내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다. 황택의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쉬움이 크다. 우리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이번 시즌 더 잘 준비하겠다”며 “타이틀에 대한 욕심도 당연히 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후 감독은 “첫 시즌은 멋모르고 보낸 것 같다. 아는 게 두렵다고 걱정도 많다”면서도 “이번 시즌에도 선수들과 즐거운 배구를 하겠다. 어느 팀 하나 쉬운 팀이 없겠지만, 무조건 봄배구를 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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