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읽기] 웃겨야 산다

2022. 10. 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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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영화가 강세다.

<외계+인> <한산 : 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 등 여름시장의 대작 틈바구니에서 <육사오(8월24일 개봉)> 는 200만명 가까운 관객 동원으로 알짜배기 흥행을 기록했다.

16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2019)> 이 나홀로 대박을 친 일은 있지만 올해처럼 코미디 영화가 한꺼번에 개봉한 예는 처음이다.

관객에게 코미디 영화는 부담 없이 두시간을 즐길 수 있는 여가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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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영화가 강세다. <외계+인> <한산 : 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 등 여름시장의 대작 틈바구니에서 <육사오(8월24일 개봉)>는 200만명 가까운 관객 동원으로 알짜배기 흥행을 기록했다. <육사오>는 남한 병사의 로또 1등 용지가 비무장지대로 넘어가면서 이를 주운 북한 병사와 당첨금 분배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재치 있게 그려냈다. 순제작비 50억원으로 손익분기점 165만명을 달성하고 한달 넘게 극장가에서 순항하고 있다.

거짓말에 능통한 정치인이 입바른 소리만 하게 된다는 설정이 웃음을 주는 <정직한 후보(2020)>는 개봉 당시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도 160만명에 이르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예상치 못한 흥행을 거뒀다.

그에 힘입어 속편이 제작됐다. <정직한 후보 2(9월28일 개봉)>는 개봉 전부터 예매율 1위를 찍으면서 큰 관심이 쏠렸다. <정직한 후보> 시리즈로 ‘코미디 여왕’의 칭호를 얻은 배우 라미란은 곧 개봉하는 <컴백홈(10월5일)>에서 개그맨을 꿈꾸는 주인공과 우연히 만나는 첫사랑 역할을 맡아 재기 발랄한 연기를 다시 한번 뽐낼 예정이다.

16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2019)>이 나홀로 대박을 친 일은 있지만 올해처럼 코미디 영화가 한꺼번에 개봉한 예는 처음이다. 남북 형사의 공동 수사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우는 <공조 2>와 암 선고를 받은 아내의 첫사랑 찾기를 뮤지컬 형식으로 풀어내는 <인생은 아름다워>도 시종일관 ‘코믹 화법’으로 관객의 흥미를 끈다.

이처럼 여느 때와 다르게 코미디 영화가 주목받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관객에게 코미디 영화는 부담 없이 두시간을 즐길 수 있는 여가 행위다. 그럼에도 여름시장의 대작 영화들은 외계인의 지구 침공, 일본 침략에 맞선 한국 해군의 역사적인 승리, 비행기 안에서의 테러, 조직 내 숨어든 첩자 찾기 등과 같은 무거운 소재로 관객의 영화 선택에 부담을 줬다. 안 그래도 전염병 여파로, 치솟는 물가 상승으로 팍팍한 현실을 극장에서까지 연장하기 싫었던 관객에게 코미디는 잠시나마 위안을 줄 수 있는 즐길거리로 작용했다. 영화계 안팎에서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됐던 <육사오>가 뜻밖에 선전을 하는 이유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대의 달라진 관람 문화 또한 코미디가 사랑받게 된 배경 가운데 하나다. 극장은 사람들이 한데 모여 영화를 보는 공동 장소다. 집에서 편하게 영화를 골라서 감상할 수 있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같은 OTT는 영화 관람을 개인적인 행위로 바꿔버렸다.

극장으로 향하는 관객은 함께 볼 때 즐거움이 배가되는 장르를 먼저 고려하기 마련이다. 코미디는 세대를 가리지 않고 웃음으로 하나 될 수 있지 않은가. 코로나19로 잊혀졌던 공동체의 경험을 되살리기에 딱 맞아떨어진다.

국민 여가생활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인 영화는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왔다. <육사오> <정직한 후보 2> <컴백홈> 등의 코미디가 뜨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허남웅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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