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기의식 없는 게 진짜 위기..원로들 고언 빈 말 아니다

2022. 10. 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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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요동치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경제 위기의 징후가 어느 때보다 짙어진 가운데 과거 위기 극복을 주도했던 경제 원로들로부터 정부와 정치권의 위기 불감증이 진짜 위기라는 고언이 잇따르고 있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의 트리플 악재가 한꺼번에 닥치면서 수출이 휘청거리고 무역수지를 비롯한 대내외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데도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위기 의식을 아예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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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요동치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경제 위기의 징후가 어느 때보다 짙어진 가운데 과거 위기 극복을 주도했던 경제 원로들로부터 정부와 정치권의 위기 불감증이 진짜 위기라는 고언이 잇따르고 있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의 트리플 악재가 한꺼번에 닥치면서 수출이 휘청거리고 무역수지를 비롯한 대내외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데도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위기 의식을 아예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등 여러 원로들이 최근 한 신문에 털어놓은 쓴소리는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우리 속담과 다를 것이 없다. 위기가 쓰나미처럼 닥쳐도 철저한 대비와 치밀한 계획으로 맞선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는 것이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보다 더 도전적이고 어려운 상황인데도 정부와 여야 모두 싸움질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위기는 경제 위기이자 정치 위기라는 진단까지 나왔다.

어제는 코스피가 급반등하며 2200선을 회복하고 원·달러 환율이 전일보다 2.2원 내린 채 시작하는 등 불안이 잠시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덮친 복합위기는 언제든 더 빠른 속도로 증폭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역수지 적자가 연간 누적 480억달러를 바라보는 가운데 반도체·철강·석유화학 등 효자 품목의 수출이 지난달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미국발 긴축에서 비롯된 금리인상과 맞물리면서 수많은 서민을 벼랑으로 몰 게 분명하다. 전경련은 기준금리가 연 2.75%를 넘어가면 기업 10곳 중 6곳이 이자도 못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차례의 경제 위기를 우리는 정치권과 기업, 그리고 국민의 위기 의식과 고통 분담 각오로 넘어섰다. 그러나 지금은 구심점조차 찾아볼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재정 긴축을 선언한 정부와 정반대의 반시장적·퍼주기 포퓰리즘 법안을 무더기로 내놓고 강행 처리를 예고했다. 전형적 엇박자다. 당리당략을 앞세운 정쟁과 극한 대립에 매몰된 정치권은 국정감사 첫날인 어제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감사원 조사 거부 등 정치 이슈로 온종일 치고받았다. 위기 의식 없는 게 진짜 위기라는 원로들 고언이 조금도 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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