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수업 받던 트럼프 “한국? 신경도 안 써”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2. 10. 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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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기자가 낸 책 ‘사기꾼’에 실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 군 관계자들로부터 한국에 관한 브리핑을 받던 도중 비속어를 쓰면서 “(한국에 대해) 신경도 쓰지 않는다(give a shit)”고 발언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가 북한의 핵 개발 능력에 집착하면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참모들에게 유화정책부터 전멸 수준의 폭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옵션을 마련하라고 닦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을 취재했던 매기 하버먼 뉴욕타임스 기자는 4일(현지 시각) 출간한 책 ‘사기꾼(The Confidence Man)’에서 “(참모들은) 트럼프가 (미국의) 해외 정책에 대해 갖고 있는 문제는 전 세계의 상호 연결성이나 2차 세계대전 이후의 국제 질서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했다”며 “이에 (군 참모들은) 전 세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기지 등이 포함된 큰 지도를 펼쳐 놓고 미국의 안보 정책과 동맹국들에 대한 강연을 하곤 했다”고 전했다.

하버먼에 따르면 트럼프는 ‘탱크’라 불리는 미국 국방부 2E924 회의실에서 유럽 및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미국 간 관계에 대한 강연을 듣곤 했는데, 하루는 주한미군에 대한 설명을 듣다가 갑자기 화를 냈다고 한다. 한 군 참모는 “한국은 (한반도를 넘어) 더 넓은 전략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며 “(주한미군 기지를 통해선) 중국의 군사 움직임과 관련된 정보를 6초 이내에 파악할 수 있지만, 그다음(한국 다음으로 미국에서) 가까운 곳인 알래스카의 군 시설에서 중국을 감시해야 한다면 2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비꼬듯 “거 참 좋군. 사실은 전혀 신경도 안 써”라고 말했다고 하버먼은 전했다. 트럼프는 이어 “우리는 (주한미군 기지) 없이도 괜찮을 거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버먼은 “그(트럼프)는 미국이 그간 수많은 나라에 무리해서 관여(방어)했다고 주장했다”며 “(그런 맥락에서) 트럼프는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데 열려있는 편이었다”고도 했다.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 억제 등이 낭비라고 생각한 트럼프가 북핵 등의 위협에 한국이 알아서 자국을 방어하는 차원에서 핵무장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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