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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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광역 밴쿠버 리치먼드시에 있는 대형 훠궈 레스토랑 '해피 램(Happy Lamb)'.
한 번에 200명 가까운 손님이 앉을 수 있는 큰 식당임에도 주말 저녁이면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중국에서 불기 시작한 치맥 열풍은 이제 북미지역 등으로 옮겨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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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광역 밴쿠버 리치먼드시에 있는 대형 훠궈 레스토랑 ‘해피 램(Happy Lamb)’. 한 번에 200명 가까운 손님이 앉을 수 있는 큰 식당임에도 주말 저녁이면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여기에선 손님들에게 북미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스크림바로 떠오른 빙그레 ‘메로나’를 디저트로 제공한다.
스위스의 세계적인 관광 명소 융프라우와 마터호른에 가면 농심 신라면을 먹는 관광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현지 관광 당국의 요청으로 입점했으나, 이제는 맵다고 손으로 연신 부채질하면서도 부지런히 젓가락질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신라면은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보다 더 많다.
‘먹고 입고 바르고 따라 부르고’. K팝에서 K뷰티, K패션에 이어 K푸드까지 K컬처의 기세가 식을 줄 모르고 뻗어가고 있다. 지난해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에는 한국에서 유래한 단어 26개가 추가됐는데, 그중 대부분은 음식과 관련된 것이다. 반찬, 불고기, 동치미, 갈비, 잡채, 김밥, 삼겹살, 치맥과 먹방 등이다. 이 중 요즈음 세계적으로 가장 유행어가 된 단어는 단연 치맥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중국에서 불기 시작한 치맥 열풍은 이제 북미지역 등으로 옮겨붙었다. BBQ가 뉴욕 등 미국 대도시에서 운영하는 치킨펍은 금요일 저녁이면 긴 대기 줄로 ‘불금’을 이룬다. BBQ 가맹점뿐만 아니라 현지 펍에서도 ‘코리안 비비큐 치킨’을 메뉴로 넣는 곳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양념치킨 특유의 ‘단짠단짠’의 오묘한 감칠맛이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한국 빵과 과자 열풍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과자는 현지 같은 종류 제품보다 2~3배 높은 값에 판매되고 있으며, 파리바게뜨는 미국 500대 프랜차이즈 리스트에서 상위 30위 내에 들었다. ‘뉴욕의 백종원’으로 불리는 한국 요리 유튜버 ‘망치(Maangchi)’의 구독자는 610만 명에 이른다. 그녀의 500개 가까운 레시피 중 ‘잣죽’을 소설의 한 소재로 삼은 작품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추천한 한국계 록 뮤지션 미셸 자우너의 'H마트에서 울다(Crying in H mart)'다. 이 소설의 유명한 구절이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K푸드를 사랑하는 외국인은 곧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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