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해설 구자철 "내 무기는 소통..생생한 가이드 약속"
카타르 월드컵 전도사 구자철
선수들에게 직접 전화 정보 파악
다음 플레이 기대되는 설명 할 것
나도 낙마 경험, 마음 편히 갖길
팬들의 응원이 16강 기적 만들어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구자철(33)은 주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전도사로 불린다.
여름이 아닌 겨울에 열리는 첫 ‘사막’ 월드컵. 잠시 카타르에서 뛰었던 구자철이 그곳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한 번 가보라고 늘 추천해서다. 월드컵 현장을 직접 누빌 여유가 없다면, 자신이 그 아쉬움을 덜어줄 생생한 ‘가이드’가 되겠다고 했다.
K리그가 막을 내리는 11월, 구자철은 KBS의 카타르 월드컵 메인 해설자로 나선다. 구자철은 지난 3일 기자와 제주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월드컵 해설은 제주에 입단하기 전부터 결정한 사안”이라며 “다행히 비시즌이라 편한 마음으로 해설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 객원 해설위원 참여 ‘입담’ 입증
구자철은 이미 객원 해설위원으로 참여한 A매치에서 수준급의 해설 능력을 선보인 바 있다. 구자철은 “그때는 정식 해설이 아닌 인터뷰를 하는 느낌이었다”면서 “해설이 처음이나 마찬가지라 많은 단련이 필요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구자철은 A매치 휴식기에 서울로 가서 틈틈이 해설 리허설을 한다. 구자철은 자신의 해설에 대해 “너무 짠 점수도, 과한 점수도 줄 수 없는 상태”라는 조심스러운 평가와 함께 “재미있는 해설, 다음 플레이가 기대되는 해설을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해설자로 데뷔하는 구자철의 무기는 유일한 ‘현역 해설위원’이라는 타이틀이다. 동료들에게 직접 물어봐 얻은 생생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9월 A매치 2연전이 끝난 직후 대표팀 선수들과 통화했다는 그는 “궁금한 부분이 있어 친구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면서 “내밀한 부분이라 지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해설할 땐 다를 것”이라며 웃었다.
■ 이젠 벤투를 믿을 시간
구자철의 소통 능력은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도 ‘지인’이라는 카테고리에 넣을 정도로 빼어나다. 벤투 감독이 카타르를 방문했을 때 만나 속 깊은 얘기도 나눴다. 구자철은 “4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감독님이 답답해하는 부분이 뭔지 알게 됐다”며 “이제 월드컵까지는 벤투 감독님을 지지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구자철도 조심스러운 대목은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누비는 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 문제다. 구자철은 “최종 엔트리(26명)의 윤곽은 어느 정도 나왔다고 본다. 이제 남은 한 자리는 결국 이강인의 선발 여부”라면서 물음표로 남겨놨다. 이강인을 둘러싼 과도한 선발 논란이 선수에게 상처로 남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이제 강인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으니 기다리는 방법뿐”이라고 조언한 구자철 역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막판 경쟁을 벌이다 낙마한 아픔이 있다.
■ “우리는 기적이 필요하다”
두 달도 남지 않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은 우루과이(FIFA 랭킹 13위)와 포르투갈(9위), 가나(60위)와 H조에 속했다. 남아공 월드컵에 이은 원정 16강에 도전하는 대표팀에 대해 구자철은 “객관적인 전력만 따진다면 쉽지 않다. 1승 제물로 여겨지는 가나 역시 70% 이상이 유럽에서 뛴다”고 냉정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손흥민(30·토트넘)과 김민재(26·나폴리)라는 역대급 공·수 에이스가 버티고 있고, 또 선수를 한발이라도 더 뛰게 만드는 팬들의 응원이 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구자철은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을 받을 때 더 힘이 난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우리 팬들의 응원이 결과를 바꿀 것”이라면서 “나도 마이크를 들고 응원하겠다”고 다짐했다.
황민국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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