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승부수 "5년 뒤 1.4나노 반도체 양산"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등에 적용
차세대 ‘GAA’ 기술로 수율 높여
위탁생산 선두 TSMC 바짝 추격
모바일 제외한 제품군 매출 비중
2027년까지 50% 이상으로 확대
세계 2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삼성전자가 5년 뒤 최첨단 1.4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선두인 대만 TSMC 역시 1.4나노 공정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업체 간 미세공정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반 공정 기술 혁신을 지속해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1.4나노 공정 계획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TSMC는 올 상반기에 3나노 공정 개발팀의 목표를 1.4나노로 전환하고 공정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1.4나노 공정은 최신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의 생산에 적용될 전망이다.
반도체 ‘나노 경쟁’은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선폭이 좁을수록 반도체 크기가 작아지고, 특히 소비 전력이 줄고 속도는 빨라진다. 이런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가 고객사인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4~5나노 공정에서는 TSMC가 삼성전자보다 높은 수율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2나노급부터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기술이 변수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트랜지스터는 반도체에서 전류를 열고 닫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핵심 소자다. 전류가 흐르는 통로(채널)의 문(게이트)을 열고 닫는 방식으로 전류를 제어한다. 초미세 나노급 공정에서는 문을 닫아도 누설 전류가 생기는 등 전류 제어가 어렵다. GAA는 기존 채널과 게이트의 구조를 바꿔 1~2나노 공정에서도 게이트가 채널을 잘 여닫고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GAA 기술로 반도체를 양산한 건 삼성전자뿐이다. TSMC는 2나노 공정부터 GAA를 적용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 선제적으로 도입한 GAA를 발전시켜 2나노와 1.4나노 수율을 높이고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고성능컴퓨팅(HPC), 차량용 반도체, 5세대(G) 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해 2027년까지 모바일을 제외한 제품군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4일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디자인솔루션파트너, 패키징 업체, 설계자산(IP) 파트너 등이 참여하는 ‘삼성파운드리생태계(SAFE) 포럼’을 열고 북미 팹리스들에 파운드리 파트너 기업들의 기술력을 알릴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행사를 진행한 북미 지역은 전 세계 10대 팹리스 중 퀄컴과 브로드컴, 엔비디아, 애플, AMD, 마벨 테크놀로지, 자이링스 등 7곳이 위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북미 지역은 주요 팹리스가 밀집해 있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들 팹리스가 자사의 반도체를 생산할 파운드리를 선택할 때는 첨단 미세공정 기술 외에도 팹리스의 설계도를 해당 파운드리에 맞게 바꿔주는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 등에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살핀다. 또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지역에 패키징·테스트 등 반도체 후공정 생태계가 얼마나 잘 구축돼 있는지 등도 중요한 평가 잣대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 하나만으로는 TSMC를 넘어서는 데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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