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경찰국장, 증거 없이 인사상 불이익 어려워"(종합2보)

윤다정 기자 정연주 기자 강수련 기자 김유승 기자 2022. 10. 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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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배신에 추측만 있어..성실 근무하고 인정받아"
"인노회, 이적단체 아냐" vs "순도 높은 주사파" 공방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10.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정연주 강수련 김유승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4일 야권이 '밀정' 의혹을 제기한 김순호 경찰국장 거취와 관련, "뚜렷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한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 어렵다"며 김 국장 인선 유지 의사를 재차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김순호 국장의 밀정이라든지 배신에 대해 추측만 있을 뿐 관련된 뚜렷한 증거가 없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김 국장이 대학 시절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에서 함께 활동하던 동료들을 밀고해 경찰에 특채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퇴임을 요구해왔다.

김 국장은 이에 대해 "인노회는 이적단체다. 주체사상에 대한 염증과 두려움·공포 때문에 전향한 것"이라면서 밀고가 아닌 정당한 절차를 거쳐 경찰에 특채됐다며 관련 의혹을 일체 부인했었다.

이 장관은 김 국장 인선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야권의 김 국장 퇴임 요구가 지속되자 검토 후 국감 때 입장을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장관은 "2020년 재심 대법원 판결에서 인노회가 이적단체로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례를 변경했고, 그에 앞선 2014년에는 인노회를 민주단체로 보긴 어렵다는 두 가지의 아직도 번복되지 않은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인노회의 성격에 대해서 아직 명확히 규정되진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로부터 30년 전 김순호 국장의 전향 행위가 있었다"며 "당시에는 인노회가 이적단체라는 것, 내지는 주사파가 확실한 단체라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었고 그런 판단이 30년을 이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순호 국장은 지난 30년간 경찰에서 정말 성실히 일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그러므로 경찰의 별이라는 경무관으로 전 정부에서 승진했다"며 "이후로도 경찰 중 일선 순경이나 마찬가지인 경장 출신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 때까지 성실히 근무하고 인정받았다. 뚜렷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한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에 앞서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도 "인사조치할 특별한 사유를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답한 바 있다.

이성만 의원은 이 장관의 답변에 "안타깝다. 국민적인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부가 돼버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2.10.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날 국감에서는 인노회가 '이적단체'인지를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인노회 피해자 이성우씨에게 과거 인노회 활동으로 구속됐다가 5개월 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씨의 과거를 거론하며 "인노회가 이적단체가 맞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씨가 "아니다"라고 답하자 김 의원은 "이적단체라고 하면 5개월 만에 풀려날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김순호 경찰국장에게 "지금도 인노회가 이적단체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앞서 김 국장은 논란 초기 인노회를 두고 '이적단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였던 2020년 당시 '이적단체가 아니다'라고 한 대법원 판결에 반한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제기되자 지난 8월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당시 이적단체였고 이후 27년간 이적단체로 인정돼왔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날 김 국장이 같은 질문에 "사법부 판결을 존중하겠다. 다만"이라고 운을 띄우자 김 의원은 "묻는 것만 답하라"고 재차 물었고, 김 국장은 "사법부 판결을 존중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 공무원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10.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참고인 이성우씨는 김 국장과의 인연에 대해 "얼굴만 지나가다가 봤을 정도"라며 김 국장이 1989년 인노회 활동 중 잠적한 이유에 대해 "아직 못 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1989년 4월 말 연행된 인노회 회원들이 부천지구 조직도를 보고 추궁을 당하는데, 그런 조직도를 그릴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으로 특정된다. 그 사람이 김 국장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민경우 대안연대 상임대표에게 인노회가 이적단체인지를 물었다.

이에 민 대표는 "법적으로는 이적단체가 아니지만 주사파 단체는 맞다"고 답했다.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장 출신인 민 대표는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주사파 상징 조직인 범민련 사무처장 출신이다. 민 대표는 여러 매체를 통해 인노회를 주사파 단체라고 주장해왔다.

민 대표는 법원 판결문에 인용된 인노회가 작성한 문서를 근거로 들며 "인노회는 주사파 중 순도 높은 주사파"라고 말했다.

그는 "인노회 정치적 이념은 NL-PDR(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론)에 바탕을 두되 이를 전면에 내세우면 노동자의 거부 반응을 내세울 우려가 있어 자주 통일을 해야 한다고 (문서에) 돼 있다"며 "NL-PDR은 주사파를 상징하는 혁명 이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적단체란 북한에 충성을 맹세하고 기밀누설하는 단체를 뜻한다. 이적단체가 아니라고 해서 주사파가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야권이 제기한 김 국장의 밀정 의혹에 대해서는 "정치적 이유가 분명하다. 김 국장을 문제 삼기보다는 경찰국과 윤석열정부에 대한 반대가 중심인 듯하다"며 "(야권의 의혹 제기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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