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검증 논란' 4·3 수형인 66명 특별재심 전원 '무죄'
[KBS 제주] [앵커]
검찰의 '사상 검증' 논란을 빚었던 4·3 수형인에 대한 특별재심에서 66명 전원이 오늘(4일)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특별재심을 청구한 지 약 1년 만에 받아든 무죄 판결에 유족들은 기쁨과 감사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법정에 섰습니다.
제주 4·3 당시 내란죄와 국방경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희생자 66명의 유족입니다.
이 사건은 검찰의 '사상 검증' 논란이 일며 관심이 커졌습니다.
지난 7월, 검찰이 청구인 4명에 대해 '4·3 당시 무장대 활동 전력'이 있다며 희생자 자격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고, 검찰도 항고하지 않으면서, 이날 재판이 열렸습니다.
가족의 명예를 회복하려 재심을 청구한 유족들은 법정에서 통한의 세월을 호소했습니다.
[김옥자/4·3 희생자 고 김인현 딸 : "죽지도 못하고 그냥 살아서 이집 저집 돌아다니면서 얻어먹다시피 살아와서요. 하루 이틀 사흘 굶은 것은 보통으로 굶고 살았습니다."]
사상 검증 논란에 또 한 번 상처 받은 4명의 유족도 법정을 찾아,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김용원/4·3 희생자 고 김민학 아들 : "아버지는 아버지로서 충분한 존경을 받아야 할 그런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미움으로 가득 차 있던 제가, 너무 죄스러워서."]
한 맺힌 세월은 70여 년이 지나 풀리게 됐습니다.
["다음과 같이 선고합니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간절히 기다리던 '무죄 선고'가 나오는 순간, 방청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재판을 청구한 유족들은 만세를 부르며 크게 기뻐합니다.
[임충구/4·3 희생자 고 임원전 아들 : "오늘로써 일생 동안 맺혔던 '레드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 한이 풀리는 날입니다. 여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당초 이번 특별재심은 68명이 신청했지만, 이 가운데 2명이 세상을 떠나면서 소송이 종결돼, 선고 공판에선 66명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한편 재판부는 또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이 청구한 제15차 직권재심에서도 이날 30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장하림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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