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무슨 짓 할지 몰라"..미국, 러 핵 시나리오 대응 시작
핵 공격보단 무력 시위 해석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으로 한층 커진 핵전쟁 위협에 직면한 미국이 이와 관련된 여러 잠재적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CNN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의 핵공격에 대응하는 비상계획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국자는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하거나 핵무기를 고공 또는 비거주지역에 폭발시키는 방안 등도 이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당국자들은 아직까지 러시아의 핵공격 준비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위협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마이크 키글리 의원은 “푸틴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 허드슨연구소 석좌연구원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인 월터 러셀 미드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막강한 핵무력이 정치적 영향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에 불만을 가져왔다”며 “소련은 핵무기 덕에 초강대국이 됐고 푸틴은 그러한 위상을 되찾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푸틴의 핵위협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미국 주도 세계질서에 대한 공격”이라며 “그는 핵무기가 불리한 전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적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루한스크주로 향하는 관문 도시 리만을 탈환한 데 이어 남부 헤르손주에서도 빠르게 진격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점령지의 병합을 선언하자마자 전선이 뚫리며 국경조차 정확히 구획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러시아는 현재 핵무기를 이동시키며 서방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의 핵 장비 전담 부서의 열차가 우크라이나 전방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이 지난 주말 러시아 중부 지역에서 포착됐다. 폴란드의 국방 전문 분석가인 콘라트 무시카는 “러시아가 서방에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실제 핵공격을 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서방에 대한 무력 시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더타임스는 핵 어뢰 포세이돈을 탑재한 러시아 잠수함 K-329 벨고로드가 북극해를 향해 출항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회원국과 동맹국들에 이를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신문 라레푸블리카는 북극해의 카라해 지역에서 러시아의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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