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 기술 수출 제한' 바이든, 중 제재 새 카드
미, 중 기술 추격 차단 목적
주내 포괄적 강력 조치 발표
트럼프 ‘화웨이 제재’ 방식
해외직접생산품규칙 꺼내
중 첨단 산업에 타격 불가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슈퍼컴퓨터로 불리는 고성능 컴퓨팅(HPC)에 필요한 기술이 중국에 수출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를 이르면 이번주 내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정부가 HPC를 사용하는 중국 기업과 정부 연구소 등을 겨냥해 이런 조치를 내릴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가 중국의 기술 혁신을 억제하기 위해 취하는 가장 포괄적인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가 새롭게 구상 중인 대중국 규제 방안은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가 2020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대상으로 단행한 제재 방식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미국 밖에서 생산된 제품이나 장비일지라도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 소프트웨어가 사용됐다면 화웨이에 해당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를 어기면 해당 기업의 미국 내 영업 활동을 제약함으로써 제재를 가하는 방식이다.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으로 불리는 이 제재 방식은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러시아를 제재할 때도 동원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국방, 에너지, 항공 등 주요 산업 분야에 미국의 첨단 기술과 부품이 제공되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장기적으로 러시아의 기술 혁신 능력을 감소시키고 경제에 타격을 입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정부는 중국에 대한 제재의 명분으로 중국의 차세대 무기 및 자동화된 대규모 주민 감시 체제 개발의 억제를 들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느 중국 기업과 연구소가 영향을 받을지는 불명확하다고 전했다. 미국 등 서방은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족 등 소수 민족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개발·운용하는 데 미국 기업의 반도체와 슈퍼컴퓨터를 사용한다고 비난해 왔다. 미국은 중국의 모의 핵실험, 미국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최신 무기 개발 등에도 미국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미국은 최첨단 슈퍼컴퓨터,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 중국이나 기관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공급을 제한하는 조치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FDPR이 적용되면 미국 밖에서 생산된 제품일지라도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 소프트웨어가 사용됐을 경우 제재 대상 중국 기관과 기업에 대한 판매가 금지되기 때문에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에도 일정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제재가 취해지면 중국의 주요 연구소를 비롯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인터넷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슈퍼컴퓨터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부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슈퍼컴퓨팅 관련 기술 및 부품 조달 제약은 생명과학, 인공지능(AI), 미사일 공학 첨단 분야에서 중국의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첨단 기술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미국을 바짝 따라잡고 있다면서 경각심을 높여 왔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미국은 핵심 기술에서 중국과의 격차를 몇 세대로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면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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