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노란봉투법 독소 있어", 반노동 지적엔 발끈 "왕년에.."
"나만큼 친노동 어디 있나"
박근혜 탄핵 반대입장 고수
"나보다 더 깨끗한 사람"
김문수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사진)이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에 “독소적인 부분이 있다”고 했다. ‘반노동 인사’라는 노동계 지적에는 “저만큼 친노동이 어디 있느냐”며 날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제13대 위원장 취임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노란봉투법 법안을 전부 분석해봤는데 논란이 많을 수 있다”며 “검수완박처럼 다수결로 통과시키는 것이 아니라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중대재해법을 두고는 “과도한 독소조항이 많고 문제가 많은 법”이라며 “법이 과도하기 때문에 기업들도 해외로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노란봉투법에 대해서 “상당히 문제가 많은 법”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식에서 자신을 향한 노동계의 비판을 의식한 듯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노동운동의 전설’로 불렸지만, 정계 입문 이후 우파로 전향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극우 성향 발언을 자주 했고,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을 비판하는 ‘태극기집회’에도 단골로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저와 위원회에 대해 믿을 수 없어 한다는 말씀을 잘 듣고 있다”면서 “특히 저 개인을 향한 불신에 대해선 더 진지하고 겸허하게 스스로를 돌아보며 나아가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과거 자신의 노동운동 사례를 하나씩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제가 과거에 노조위원장도 하고 전태일기념사업회 사무국장도 맡았다”며 “저보고 반노동이라 말하는 분이 누군지 토론을 하고 싶다. 저보다 더 친노동인 사람이 누가 있나”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올해 노동계 최대 이슈였던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과 하이트진로 화물기사 파업을 두고는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 하청노동자들의 근로조건과 임금이 열악한 건 맞다. 별도로 관심을 갖고 해결방안을 만들겠다”면서도 유최안 대우조선 하청노조(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직접 자신을 가둔 철제 케이지를 두고 “이상한 구조물 만들어서 안에 들어가고,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 올라가고 절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설득 방안을 묻는 말에는 “(민주노총 출신) 문성현 전 위원장에 비하면 제가 민주노총을 위해 뭘 많이 하지는 않았다”며 “상당히 어려운 점이 많지만 절망하지 않고 단념하지 않고 계속 찾아가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박근혜씨 탄핵을 두고는 기존 견해를 그대로 유지했다. 김 위원장은 “탄핵에 반대한다. (박씨는) 나보다 더 깨끗한 사람”이라며 “(탄핵안을 인용한) 헌법재판소도 잘못됐다”고 말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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