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그린 풍자만화 '윤석열차' 수상에 문체부 '발끈'

강푸른 2022. 10. 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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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나를 풍자의 대상으로 삼아도 좋다." 1987년, 당시 대선후보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한 말입니다.

이어 김영삼 정부 때는 'YS는 못말려'란 책이 인기를 끌기도 했죠.

하지만 빗대어 유쾌하게 웃기만 한 건 아닙니다.

정치권이 끼어들어 풍자다, 아니다 비방이다..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오늘(4일), 또 한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차'라는 이 그림을 두고 파장이 큽니다.

대통령 부부와 검찰을 풍자했다는 해석이 나왔는데, 공모전에서 상을 받고 전시가 되자 행사를 후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 측에 엄중 경고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번지고 있습니다.

강푸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둥근 얼굴이 달린 열차를 피해 달아나는 사람들.

조종석엔 단발머리 여성이, 객차엔 검사복을 입고 칼은 든 인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윤석열차'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고교생 작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검찰을 풍자했다는 해석으로 논란이 되자, 공모전을 후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 측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 경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치적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에 상을 준 건 학생들의 만화 창작욕을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며, 유감이라고 했습니다.

공모전 심사 기준 등을 살펴본 뒤 '문체부 후원 행사'란 이름을 써도 되는지 판단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문체부 대변인실 관계자/음성변조 : "(문체부가 이 상을 공인해주는 것처럼 비칠까봐….) 그렇죠, 그렇죠. 홍보될 때는 문체부 장관상을 받을 수 있다라고 홍보가 되는 거거든요."]

공모전 요강 어디에도 '정치적 작품 금지'라는 내용은 없지만, '후원'을 빌미로 문체부가 작품 선정 결과에 개입하는 모양샙니다.

'국민과 함께하는 일류 문화국가'를 만들겠다던 문체부가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게 아니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경일/상명대 디지털만화영상학과 교수 : "만화라고 하는 장르는 딱 두 가지거든요. 풍자와 재미. MZ 세대들한테 너희들 풍자하지 말고 입 다물라라고 하는 말이 통할 것 같아요?"]

한편 대통령실은 이번 논란에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 조원준/영상편집:신남규

강푸른 기자 (strongbl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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