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박진 퇴장' '비속어 영상 상영' 요구에..외통위 파행 거듭[국감 2022]
야 "음성 포함 영상 틀어야" 여 "위원장 허가 필요" 2차 정회
국정감사 첫날인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감은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기간 이른바 ‘외교 참사’ 논란을 두고 여야가 완전히 다른 시각을 보이며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박진 외교부 장관의 국감장 퇴장 문제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영상 상영 문제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두 차례 정회되는 등 파행으로 얼룩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 개의와 함께 박 장관에 대해 국감장 퇴장과 장관직 사퇴를 요구했다. 야당 간사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오전 10시 회의 시작과 동시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국회의 권위, 의회주의를 존중하고 헌법정신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임으로써 박 장관에 대한 회의장 퇴장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거친 설전을 주고받는 상황이 반복되자 국민의힘 소속 윤재옥 위원장은 회의 시작 30분 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회의는 오후 2시쯤 속개됐으나 이번에는 자료 신청과 영상물 상영 문제를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야당이 윤 대통령 비속어 발언 영상을 상영하겠다고 하자, 여당은 이를 제지했고 윤 위원장은 여야 간사 합의를 거쳐야 영상을 틀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를 한두 번 한 것도 아니고, 저도 영상을 튼 적이 있는데 그때 위원장과 여야 간사 허가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질의를 시작하면서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지적하는 영국 BBC 방송의 영상을 틀었으나 음성이 제거된 상태로 나오자 곳곳에서 다시 고성이 터져 나왔다. 결국 윤 위원장은 회의 속개 40여분 만에 다시 정회를 선언했다. 여야 간사단은 협의 끝에 오후 4시10분쯤 감사를 재개했다.
박 장관은 윤 대통령이 순방 기간 외교적 실수에 대해 사과·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사적 발언을 가지고 언론에서 완전히 다르게 보도가 됐다”며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위험성을 가진 그러한 것이 이뤄져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일 정상회담을 두고도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일본 유엔대표부 건물까지 쫓아가 태극기 하나 없는 빈방에서 사진 찍고 30분간 몇 마디 하고 돌아왔다”며 “정말 굴욕적”이라고 비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이 한·일관계 개선작업을 위한 정상외교를 증오하고 ‘국익 자해행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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