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90여명 텐트 생활"..주차장 참사 유가족은 국회 찾아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지 한달 됐습니다. 경북 포항과 경주에서 피해가 특히 컸는데, 주민들 여전히 고통 속에 있습니다. 주차장 침수로 가족을 잃은 이들은 다시 상복을 입고 국회 앞에 섰습니다.
윤두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텐트 하나에 다른 가족들과 30일 밤낮을 함께 보냈습니다.
아직 90여 명이 텐트에서 잠을 청합니다.
차가운 바닥 생활에 아프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김선자/경북 포항시 대송면 :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파서 지금 걸음을 못 걷겠다니까, 너무 아파서.]
텐트에서 지내는 주민을 따라 집으로 가봤습니다.
마당 한쪽엔 혹시 쓸 만한 게 있을까 진흙을 뒤져 건진 살림살이들을 보관해 뒀습니다.
[이건 뚜껑이 없잖아, 또. 골라놔도 뚜껑이 없잖아.]
집안은 이제 바닥공사를 끝냈습니다.
아직 문도 못 달았고 도배도 못 했습니다.
포항 지진때보다 피해가 더 큽니다.
보수 공사를 하는 것부터 가전제품이며 밥상 하나 사는 것 까지, 모두 '빚'입니다.
이 동네 주민 대부분 비슷한 형편입니다.
[한차섭/경북 포항시 대송면 : 싱크대와 문은 다 해준다고 했어요, 2100만 원에. 200만 원 받았으니 딴 돈 들어가야죠. 대부를 내든지 뭐.]
역시 피해가 컸던 경주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집 옆으론 굴러온 돌덩이들이 그대로 있고 집은 뼈대만 남았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와 보니 사람이 사는 곳이었나 싶을 정도로 처참한 모습입니다.
한 달째 수리는 커녕 철거도 제대로 못 하고 있습니다.
윗집 사정도 마찬가집니다.
수리해 살 수 있을까 싶어 벽을 뜯자 안에서 흙더미가 쏟아져 나옵니다.
[배주한/철거업체 관계자 : 뜯어보니까 외벽도 물을 먹어서 다 썩었어요. 철거를 하긴 하는데 재사용할 수가 없는 겁니다.]
태풍 때 냉천이 범람해 가족을 잃은 이들의 상처도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상복을 입고 국정감사가 열리는 국회 앞에 섰습니다.
[포항 냉천 유가족협의회 대표 : 왜 범람했는지 조사는 없고 너무 답답합니다. 안전에는 절대 타협을 하지 말아 주십시오.]
국정 감사 증인으로 나온 이강덕 포항시장은 "기록적 폭우와 만조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피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검찰 "이재명, 보고서에 용도변경 이익 환수 검토 직접 기재"…"성과금 심사위원장도 변경
- [단독] '절묘한' 해외출장…숙명여대·국민대 총장 줄줄이 불출석
- [백브리핑] "50·60대는 어렵습니다" 과방위 국감서 생긴 일
- [단독] 돼지농장 통째로 땅 속에…의혹 일자 무밭으로
- 손헌수 "박수홍, 신변 보호 원했지만 무시 당해…父 폭행 예상"
- 대통령실 "의대증원 문제 일단락…각 대학 학칙개정 완료해달라"
- '오월 정신' 강조한 윤 대통령 기념사…'헌법 수록'은 3년째 빠져
- 북한, 전술 탄도미사일 유도기능 개선 시험…"정확성·신뢰성 검증"
- 정부 'KC 미인증 해외직구 금지' 사실상 철회…"혼선드려 죄송"
- [단독] 술 안마셨다던 김호중...저녁식사 뒤에도 대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