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좋다길래 먹었는데..장과 '궁합' 안맞으면 효과 못봐

유주연 입력 2022. 10. 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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腸상태 제대로 알아야 건강
변비균 많은 둔감형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어
설사균 많은 예민형은
가스 잘 차고 스트레스 취약
대장질환 완화 도와주는
유산균도 맞춤 섭취 중요
둔감한 장엔 'L2B1' '스마일린'
예민한 장엔 'DDS-1' 효과적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과민성대장증후군, 대장암, 크론병 등 대장 관련 질환자가 증가하면서 '장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장 유형은 크게 '둔감형'과 '예민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실제 둔감형인 사람의 장에는 변비균이 많고 예민형인 사람의 장에는 설사균이 많은 등 장내 미생물 환경도 제각각 다르다. 이에 장 건강 관리를 위해 유산균을 섭취할 때에도 본인의 장 유형에 따라 유산균을 선택하여 먹을 필요가 있다.
◆ 늘고 있는 대장 관련 질환 유병률…'유산균' 섭취 도움

최근 대장 관련 질환자 유병률이 크게 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대장암의 경우, 국내에서 많이 발생한 암 4위를 차지할 정도로 환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크론병, 과민성대장증후군, 변비 등 만성질환 환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젊은 층 환자도 증가했다. 다수의 전문가는 장 질환 예방을 위해선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정한 장내 세균인 박테로이달(Bacteroidales)균이 많은 사람의 경우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최대 15%까지 증가한다고 밝혀졌다. 그만큼 장내 환경과 질환 발병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건강한 장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식단 관리, 운동과 더불어 꾸준한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필요하다. 프로바이오틱스란 체내에 들어가서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 있는 균을 말한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의 일종이다. 유산균은 유익균을 증식시키고, 유해균은 억제하여 건강한 장내 환경을 만드는 데에 도움을 준다. 실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균주를 섭취했을 경우 대장염이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 둔감한 장엔 '변비균', 예민한 장엔 '설사균' 많아
사람의 장내 환경은 지문이나 홍채처럼 각기 다르다. 유산균 섭취도 각각의 장에 맞춰 선택해 먹어야 한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변비를 자주 하는 '둔감한 장'을 가진 사람의 경우 일명 변비균이라 불리는 '크리스텐세넬라세(Christensenellaceae)' '루미노코카세(Ruminococcaseae)' 등의 미생물이 높은 비율로 나타난다. 반면 설사를 자주 하는 '예민한 장'을 가진 사람의 경우 설사균인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 '엔테로박테리아세(Enterobacteriaceae)' 등이 비교군에 비해 많은 편이었다.

그렇다면 본인의 장 유형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평소 나타나는 증상이나 생활 습관을 통해 추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둔감한 장이라면 △화장실을 자주 못 가거나 오래 앉아 있고 △평소 육류, 인스턴트 등의 식사를 즐기는 사람이 많고, 예민한 장이라면 △긴장하면 화장실을 자주 찾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복부의 불쾌감을 느끼고 △장이 불편하고 가스가 잘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브리스톨 배변 척도에 따라 대변 상태를 보고 나의 장 상태를 파악해볼 수도 있다. 브리스톨 배변 척도란 장 생태계 활동성과 수분 상태의 차이를 반영하는 수치로 건강한 장 환경을 확인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변이 딱딱할수록 느리게 장을 통과하는 것을 의미하며 둔감한 장일 확률이 높다. 변이 묽을수록 너무 빠르게 장을 통과하는 것이며 예민한 장일 확률이 높다.

◆ 장 유형에 따라 유산균 선택해야

본인의 장 상태를 파악했다면 이제 자신의 장에 맞는 유산균을 고르면 된다. 유산균은 종류가 다양하고, 균주마다 기능성이 조금씩 차이 난다. 이에 어떠한 유산균주를 가지고 어떻게 배합을 했느냐에 따라 섭취할 때 나타나는 효과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과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같은 유산균 제품을 주었을 때, 개선 효과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유산균주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 배합된 균주를 확인해보며 기능을 따지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므로 해당 제품의 인체적용시험결과 어떤 부분에서 개선 효과를 보였는지를 체크해보면 좋다. 평소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은 '둔감한 장'의 경우 복부 팽만감, 장내 가스 감소 등과 관련된 항목을 체크해 보면 좋다.

예를 들어 '스마일린(Smilin gut) 유산균'과 'L2B1 유산균'은 '변비균'을 잡는 유산균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L2B1 유산균'은 락토바실러스 2종과 비피도박테리움 1종을 함께 일컫는 유산균으로, 인체적용 시험결과 장내 프로바이오틱스 수 증가와 더불어 복부 팽만감, 복부 불편감, 장내 가스 감소 등에서 유의적 개선이 확인됐다.

반대로 장이 예민한 사람의 경우 복부 불편 정도·기간, 건강한 변의 형태로 개선 등의 항목을 살펴보면 좋다. '설사균'을 잡는 유산균으로는 'UAS UABLA-12'와 'DDS-1'이 대표적이다. 해당 유산균의 인체적용 시험결과에서는 복부 불편 정도와 기간, 복부 팽만감, 건강한 변의 형태 항목에서 유의적 개선이 확인됐다.

더불어 캡슐 형태의 유산균 제품을 선택할 때는 특히 '장용성 캡슐'을 사용했는지 확인해보면 좋다. '장용성 캡슐'을 사용한 제품의 유산균이 섭취 후 장까지 가는 생존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장용성 캡슐'은 내산성, 내담즙성이 뛰어나 위에서 유산균이 사멸할 확률을 낮춰준다. 프리바이오틱스가 함께 함유된 제품인지도 살펴보는 것이 좋다. 프리바이오틱스란 유산균의 먹이로, 유산균과 함께 담았을 때 장내에서 유산균이 더욱 잘 생장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간 짧게 유산균을 섭취한다고 면역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유산균이든 효과를 보려면 한 달 이상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지정한 프로바이오틱스 일일 권장량은 최대 100억마리다. 과다 섭취 시엔 장내 가스 발생, 설사 유발 등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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