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참사, 비속어 발언 등 날선 대치..박진 장관 퇴장 요구와 비속어 영상 상영 문제로 2차례 정회[국감 2022]

유신모 기자 2022. 10. 4. 20: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정감사 첫날인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기간 이른바 ‘외교 참사’ 논란을 두고 여야가 완전히 다른 시각을 보이며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국감에서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박진 외교부 장관이 국정감사장에서 퇴장하고 장관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보도한 영국 BBC 방송 영상을 회의장에서 상영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이 때문에 2차례나 정회를 하는 등 파행 끝에 의원들의 본격적인 질의는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시작됐다.

박 장관은 윤 대통령이 순방 기간 외교적 실수에 대해 사과·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잇단 공세에 “이렇게 정쟁의 대상이 되고 또 정국이 경색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에 대해 “사적 발언을 가지고 언론에서 완전히 다르게 보도가 됐다”며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위험성을 가진 그러한 것이 이뤄져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 이 문제에 대한 MBC 방송의 보도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주장을 옹호하면서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미국 측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한·미동맹이 훼손된 예가 무엇이 있느냐”고 따졌다. 이 의원이 “윤 대통령의 발언이 한국의 야당 국회의원에게 한 것이라면 한국 국회의원은 그런 소리를 들어도 되는 것이냐”고 묻자 박 장관은 “대통령의 사적 발언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부적절하다”며 피해갔다.

뉴욕에서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리며 공방을 이어갔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일본 유엔대표부 건물까지 쫓아가 태극기 하나 없는 빈방에서 사진을 찍고 30분간 몇 마디 하고 돌아왔다”며 “정말 굴욕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이 한·일 관계 개선작업을 위한 대통령의 정상외교를 증오하고 ‘국익 자해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박 장관은 “충분히 그 뜻을 이해한다”며 공감을 표했다.

박 장관은 국민의 70% 이상이 현 정부가 외교 문제에 대해 잘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이원욱 민주당 의원 질의에 “여러 가지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경제, 통상, 정치, 안보, 과학기술, 문화 교류 차원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고 거기에 걸맞은 외교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한국 전기차가 미국 시장에서 차별대우를 받게된 것에 대한 외교부의 책임 문제도 주요 쟁점이었다. 특히 박 장관은 주미 한국대사관이 8월 초 외교부로 보낸 IRA 관련 전문을 해외 출장 중이어서 즉각 보고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외교적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 장관은 “8월 4일에 주미대사관에서 외교부로 IRA상 전기차 세액공제 개편안 관련 전문이 들어왔다”며 “그런데 그때는 제가 캄보디아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이 관련 보고를 받은 것은 중국 출장까지 마치고 난 8월11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외교부가 이 문제에 신속히 대처했더라면 박 장관이 8월 5일 캄보디아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할 때 문제제기를 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