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남아 돈다고?..없어서 못 팔던 '당당치킨' 근황은

방영덕 2022. 10. 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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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하루 8000~1만마리 닭 튀겨"
출시 석달 새 약 90만마리 판매
[사진 출처 = 홈플러스]
물가 상승에 배달비 부담까지 늘자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은 그야말로 히트를 쳤다. 이른 아침부터 1만원 미만 치킨을 사기 위해 긴 줄을 늘어선 일명 '치킨런(치킨을 사기 위해 마트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간다는 뜻)' 풍경은 외신에서 주목했을 정도다. 출시된 지 석달이 지난 당당치킨은 지금도 줄을 서야만 사 먹을 수 있을까.

4일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말에는 여전히 당당치킨을 사먹으려면 줄을 서야하는 상황"이라며 "점포당 많은 양의 닭을 튀겨 판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선착순으로 살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평일 손님이 많지 않은 점포의 경우 줄을 꼭 서지 않아도 당당치킨을 구매가능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지방과 수도권 상권별로 차이가 크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당당치킨 재고가 지금은 남아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선 "사실과 다르다"며 "점포당 하루 50~150마리의 닭을 튀기고 있다보니 재고가 남는 수준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하루 세 차례에 걸쳐 당당치킨을 튀겨 판매하는 중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당당치킨 종류를 5가지로 늘려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프라이드·달콤양념·콘소메·매콤새우에 이어 지난달 29일 당당 허니 치킨을 추가했다. 가격은 7990원으로 10월 한 달 동안 한정 판매한다.

업계에서는 당당치킨의 인기가 식었다면 규모를 축소해 운영했을 것인데 종류를 확대했다는 것은 그 인기가 여전함을 알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하루 팔리는 당당치킨은 8000~1만 마리 정도다. 당당치킨을 선보인지 석 달이 지났음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약 90만 마리의 당당치킨이 팔린 셈이다.

대형마트 업계에서 반값에 파는 치킨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먹거리는 아니다. 1만원이 안 되는 가격의 저렴한 치킨 제품은 그 동안 대부분의 대형마트에서 꾸준히 판매해 왔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0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통큰 치킨'이라고 해 당시 판매되던 치킨의 절반 가격에 제품을 내놓았다. 이어 2019년 통큰 치킨을 재출시했다.

최근에는 홈플러스 '당당치킨' 열풍으로 대형마트 간 치킨 경쟁이 한창이다. 이마트의 '5분 치킨(9880원)', '후라이드 치킨(5980원)'을 비롯해 롯데마트에서 선보인 '한통 가득 치킨(8800원)'이 대표적인 반값 치킨이다.

반값 치킨이 새로운 판매 제품이 아님에도 주목을 받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치솟는 물가 영향이 크다.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상황에서 '서민음식'인 치킨 가격이 날로 비싸지자 소비자들 사이 반감이 생겼다. 더욱이 높아진 배달비 등으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파는 치킨 1마리당 가격이 2만원을 훌쩍 넘어서자 그 반사이익을 대형마트 반값치킨이 누렸다.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한 몫을 했다.

과거 반값치킨 하면 자영업자와 대형마트 간 대결구도로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컸다. 반면 최근에는 치킨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대형마트 간 대결구도가 짜여졌다. 소비자들은 이같은 기업 간 경쟁에서 자연스럽게 가격은 더 저렴하면서 맛과 품질이 보장된 대형마트 반값치킨에 손을 들어줬다.

가뜩이나 치킨 값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 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회장은 "치킨 가격은 2만원이 아닌 3만원은 돼야 한다"고 언급, 대형마트 반값치킨의 몸값을 더욱 높이고 말았다. 당시 해당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회장은 자사 가맹점주를 옹호하는 와중에 이같은 발언을 했다.

이밖에 당장 사고 싶어도 사기 어려운 이른바 '희귀템'으로 반값치킨이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더 끌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에서는 반값치킨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을 대형마트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일종의 미끼상품이라는 사실을 부인하지않는다. 다만 어느 때보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반값치킨은 가성비 측면에서 충분히 어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요즘은 미끼상품으로 업체들 간 고객을 뺏고 뺏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며 "소비자들부터 가성비를 굉장히 따지기 때문에 이같은 수요를 충족만 한다면 반값치킨과 같은 상품은 계속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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